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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힘들었죠” 부상으로 피우지 못했던 꽃…잊혀졌던 롯데 1R ‘좌완 파이어볼러’에게 다시 기회가 온다 [MD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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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홍민기./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홍민기./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순번에서 대전고를 졸업한 홍민기의 이름을 호명했다. 홍민기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던지는 좌완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고, 롯데는 홍민기가 잘 성장해 주형광-장원준으로 이어졌던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었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 홍민기의 모습은 자주 볼 수 없었다.

입단 당시 때부터 팔꿈치가 좋지 않았던 홍민기는 단 한 번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고, 그해 2군에서도 1경기에 등판한 것이 전부였다. 이듬해 홍민기는 데뷔 첫 콜업 속에 1군 마운드에 섰으나 ⅓이닝 동안 2볼넷 1실점(1자책)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결국 홍민기는 빠르게 병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역으로 입대했고, 지난해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다. 그리고 올해 건강해진 몸을 바탕으로 조금씩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재능을 조금씩 선보이고 있다.

홍민기는 지난 3월 30일 KT 위즈 2군과 맞대결에서 4이닝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더니, 4월 한 달 동안 세 번의 등판에서 13⅔이닝을 소화하며 3실점(3자책) 평균자책점 1.98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지난 7일 다시 만난 KT전에서 6이닝 동안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끝에 기회가 찾아왔다. 5선발로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했던 이인복이 부진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가면서 공백이 생기자, 김태형 감독이 홍민기를 1군 마운드에 세워볼 뜻을 드러냈다.

2024년 5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홍민기./롯데 자이언츠

당시 사령탑은 “2군에서 성적이 좋았고, 좌완 투수에다가 공도 빠르다. 불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니 괜찮더라. 하지만 불펜 피칭과 1군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똑같진 않지 않나. 안타를 맞건, 점수를 주건 1군에서 얼마나 자신의 공을 던지는지에 대한 내용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홍민기는 지난 14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 데뷔 첫 선발 기회를 가졌다.

당시 홍민기는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불운이 있었으나, 최고 149km의 빠른 볼을 뿌리는 등 2⅔이닝 동안 4피안타 2사구 1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등판 직후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홍민기의 데뷔 첫 선발 등판을 지켜본 김태형 감독은 “괜찮았다. 생각보다 마운드에서 차분하게 잘 던졌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홍민기는 18일 한화 이글스 2군을 상대로 다시 한번 마운드에 오른 뒤 1군과 동행하며, 다시 콜업을 기다리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22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홍민기가 1군과 동행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질문에 “(홍)민기도 중간 쪽으로 한 번 생각하고 있다. 민기가 2군에서 경기를 하는 것도 하는 거지만, 주형광 코치에게 변화구나 불펜에서 던지는 모습 등을 한 번 봐달라고 했다. 워낙 구속이 좋지 않나. 주자가 2루에 있고, 볼넷을 내줘도 될 때 승부해서 삼진이 필요하면 과감하게 올려서 자신감을 얻으면 좋을 것 같다. 그날(14일) 선발로 던지는 모습을 보니 괜찮더라. 홍민기를 어떻게 쓸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0년 롯데에 입단한 이후 1군에서도 2군에서도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홍민기. 어떠한 시간을 보냈을까. 그는 “아무래도 재활 쪽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뭘 하려고 하면 부상을 당해서 재활군에 조금 오래 있었던 것 같다. 구단 입장에서는 군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재활군에 있다가 군에 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워낙 몸이 아팠다. 조금씩은 다 갖고 있었던 것 같은데, 팔꿈치와 어깨, 2021년도에는 허리도 좋지 않았다. 세 군데가 가장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롯데 자이언츠 홍민기./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롯데 자이언츠 홍민기./롯데 자이언츠

프로 유니폼을 입었는데 야구를 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 홍민기는 “좋은 환경을 두고 야구를 못했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특히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 그저 하루하루 버텼다. 특히 재활군이 많이 지루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지금은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통증과 부상에서 벗어났고, 건강을 되찾으면서 마운드에 설 수 있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 홍민기는 ‘지금은 아픈데가 없느냐’는 말에 “현재는 괜찮다”고 싱긋 웃었다.

지난 12일 첫 1군 선발 등판을 돌아보면 어땠을까. 홍민기는 “긴장을 조금 했었다. 긴장을 안 한다면, 다음에는 조금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팬분들이 응원도 많이 해주셨고,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와서 위로도 해주시더라. 덕분에 힘이 났다”며 “지금은 몸 상태가 2군 스케줄(낮경기)에 맞춰져 있다. 야간 경기 경험도 많지 않아서 1군과 동행하면서 적응을 시켜주시는 것 같다. 빠르게 적응하는 게 중요하고, 선발로 뛴다면 조금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1군 동행 기간이 길진 않았으나, 주형광 코치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홍민기다. 그는 “2군에서는 경기보다는 육성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1군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구폼 등보다는 1군에서 필요한 구종과 커맨드 위주로 많은 것을 알려주신다. 주형광 코치님께서 알려주시는 것들을 하나하나 잘 새겨듣고 따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홍민기는 “올 시즌 목표는 경험이다. 물론 1군에서 잘 던지면 좋겠지만, 만약 잘되지 않더라도 빠르게 적응해서 1군에 많은 도움을 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 1군 경기는 팬분들이 많이 와주시고, TV에도 나오다 보니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입단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홍민기의 야구는 이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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