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본인은 유격수를 희망했다.”
마운드에서 완전히 내려와 타석에 들어서기로 한 장재영(22, 키움 히어로즈). 지난 21일 퓨처스리그 이천 두산 베어스전서 지명타자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2삼진을 기록했다. 고교 시절에도 타격을 곧잘 했기에, 당장 퓨처스리그에 나서는 건 큰 문제없었다.
현재 가장 중요한 건 두 가지다. 우선 팔꿈치 치료다. 무조건 몸 관리가 우선이다. 그리고 타격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다. 22세. 빨리 전향을 했다고 볼 수도 있고, 전문적으로 타자 프로세스를 밟아온 22세 선수들보다는 늦다. 많이 연습하고, 실전을 경험해보는 게 좋다.
팔꿈치 치료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키움과 장재영이 장기적으로 결정해야 할 게 남아있다. 포지션이다. 당장 팔꿈치가 좋지 않기 때문에 지명타자로만 나간다. 1군에 올라올 기회가 훗날 주어져도 지명타자나 대타로 역할이 제한될 것이다.
그러나 20대 초~중반에 전문 지명타자로 굳어지는 것도 곤란하다. 장재영이 타자로 완전히 성공하려면 이형종처럼 확실한 포지션을 가져야 한다. 현대야구에서 전문 지명타자는 팀의 측면에서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 앞으로 장재영이 투수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10년 넘게 타자를 해야 하는데, 전문 포지션 없이 지명타자로 생존하는 건 더더욱 힘들다.
장재영은 구단과의 면담에서 유격수를 원했다. 덕수고 시절에도 내야수비를 했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빨리 팀에서 자리를 잡고, 타격에 전념하려면 외야수가 낫다며 중견수를 추천했다. 양쪽 모두 일리 있는 얘기다.
‘타자 전향’ 선배 이형종은 작년 2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장재영에게 내야수를 권했다. 내야를 하다가 정 안 되면 외야로 가도 되기 때문에 일단 내야수로 부딪히는 게 낫다는 의견이었다. 장재영 역시 같은 생각인 듯하다. 선수의 발전과 경쟁력을 위해선 이게 맞다. 타자를 막 시작한 선수에게 외야수비가 쉬운 건 절대 아니지만 내야수비가 아무래도 할 일도 더 많고 더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의 미래도 생각해야 하지만, 팀의 현실과 미래도 그려야 한다. 장재영이 빠르게 1군에서 경험과 부작용, 단맛과 쓴맛을 겪는 게 발전에 자양분이 된다면, 현실적으로 외야수를 맡는 게 좋다. 그래야 1군에 빨리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현실은 내야든 외야든 녹록지 않다. 장재영이 말한 유격수의 경우 최근 최강야구 출신으로 돌풍을 일으키는 고영우가 있다. 부상으로 1달 넘게 이탈한 고졸 신인 내야수 이재상도 고교 시절 수비력 좋은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두 사람과 함께 공격형 유격수로서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김휘집도 있다. 장재영이 이들을 차례로 넘을 수 있을까.
외야의 경우 향후 6~7년간 한 자리는 무조건 이주형이다. 이건 불변의 진리다. 이주형은 다리 부상에서 회복된 뒤 지명타자로 나가지만, 장기적으로 주전 중견수다. 장재영이 이 벽을 넘어야 중견수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코너 외야가 만만한 것도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우선 팔꿈치를 잘 다스리고, 지명타자로 뛰면서 타격훈련을 많이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도 내, 외야 수비훈련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현재 팔에 무리가 되는 부분은 빼고, 포구와 스텝 위주의 훈련은 꾸준히 소화한다. 훈련 성과와 적응도에 따라 미래가 바뀔 수도 있다. 군 복무를 아직 하지 않은 것도 분명한 변수다.
어쨌든 키움으로선 장재영이 훗날 타자로 성공하기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결국 모든 건 장재영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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