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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로서 좋은 모습 못 보여드려 죄송, 타자로서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새 출발 알린 ‘9억팔’ 장재영이 타자를 선택한 이유 [MD이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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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이천=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이천 김건호 기자] ”투수로서 좋은 모습 못 보여드려 죄송하다. 타자로서 보답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겠다.”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은 21일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키움은 지난 19일 ”투수 장재영이 타자로 전향한다”고 발표했다.

장재영은 150km/h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였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제구력 난조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설상가상 올 시즌을 앞두고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재활 후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했지만, 다시 불편함을 느꼈다. 검진 결과 토미존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인대가 손상됐다는 소견이 나왔다.

장재영과 키움 구단은 지난 7일 면담을 가졌다. 그리고 이날 장재영의 타자 전향이 결정됐다. 21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24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두산 베어스 2군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장재영은 ”5월 단장님 면담할 때 타자 전향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전에도 고민이 많았는데, 단장님 방에 들어가서 얘기할 때 단장님이 말씀하신 것과 제가 이야기하는 중 맞았던 것이 있었다. 그래서 결정했던 것 같다”며 ”투타 겸업을 해볼까 하는 생각은 없었다. 수술 얘기가 나오고 나서 당장 전향 생각이 든 건 아니었다. 단장님을 뵈러 갈 때도 정말 고민이 많았는데, 딱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투수를 포기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150km/h 넘는 공을 던지는 장재영이 타자로 전향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있었다. 또한 키움에 지명받고 프로에 입단할 당시 계약금으로 9억 원을 받아 더 많은 관심이 장재영에게 쏠렸기 때문이다.

장재영은 ”계약금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그렇게 이야기해 주시는 것이 모두 저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해서 감사했다. 부담보다는 보답하고 싶은 생각을 많이 했다”며 ”그런데 그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이 조급함으로 연결된 것 같다. 그것을 성숙하게 헤쳐 나갔더라면 좀 잘했을 것 같은데, 막무가내로 잘하려고만 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저도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빠른 공을 던지는 재능이라는 것이 아무나 갖는 것이 아닌 걸 잘 알고 있다. 정말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며 ”제가 가장 큰 무기를 갖고 있는데, 내려놓은 것을 다른 사람이 아쉽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 아쉬움보다 제가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자기 객관화가 컸다. 지난 3년 동안 단점이 너무 많이 보였다. 그래서 너무 힘들었다. 정말 연습을 많이 했는데도 야구장에서 보여드리지 못하는 모습에 힘들었다. 그래서 큰 후회는 없다”고 전했다.

장재영/마이데일리

덕수고 시절 장재영은 타자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키움 입단 후 지난 3년 동안 투수에 집중했다. 타자 장재영은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 기술보다는 기본기 위주의 훈련을 받으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는 ”타격 기술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신 건 없다. 기본기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해 줬다. 초등학교 야구 선수들이 하는 핸들링 연습, 티배팅, 타격을 50%로 했을 때 타구 질, 이런 것들을 하나씩 올리면서 하고 있다”며 ”제가 생각해도 이제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기본기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기본기를 잘 다져 놓아야 앞으로 야구를 하면서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기술보다는 기본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많은 과제가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눈앞에 보이는 한 가지씩 집중하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진짜 힘들겠다’ 이런 생각은 많이 없다”며 ”오히려 다음은 뭐지 기대가 되고 설렌다. 해냈다는 성취감을 하나하나 느끼면서 하다 보면 많은 과제를 하나씩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수비 훈련 역시 받고 있다. 팔꿈치 부상 문제로 송구는 하지 않지만, 포구 훈련을 진행 중이다. 또한 채종국 내야수비코치와 핸들링 연습도 진행하고 있다. 자신이 어필했던 유격수와 팀이 원한 중견수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장재영은 유격수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어렸을 때 내야수를 봤다. 외야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내야수가 몸에 익숙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먼저 말씀을 드렸다. 일단 수비 훈련은 병행하고 있다. 제가 훈련하면서 맞는 포지션을 찾으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느낌은 좀 다르지만, 지금은 둘 다 좋은 것 같다. 일단 외야는 타구 판단하는 것을 연습해야 될 것 같다. 내야는 바운드 처리나 스텝을 연습해야 할 것 같다. 채종국 코치님과 계속 핸들링 훈련과 스텝 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다.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마이데일리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어려운 선택을 내렸다. 장재영은 “투수로서 좋은 모습 많이 못 보여드려서 정말 죄송하다. 죄송하다는 말을 100번 넘게 하고 싶은 만큼 죄송하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모습을 이제 야수로서 보답하기 위해 많이 노력할 것이다. 전력 질주하고 항상 쉽게 죽지 않는 타자가 되도록 열심히 잘 준비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장재영은 21일 두산전에 6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2삼진을 기록했다. 타자 전향 후 첫 실전에서 멀티 출루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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