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결국 임시 감독 체제다.
정몽규 회장이 이끄는 대한축구협회는 20일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에 김도훈(54) 전 울산HD 감독을 선임했다”며 “국가대표팀 감독 선정을 위한 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6월 매치 전까지 감독 선임이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두 경기를 지휘할 임시 감독으로 김도훈 감독을 선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김 감독은 다음 달 펼쳐지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싱가포르전(6일 원정), 중국전(11일 홈) 지휘봉을 잡는다.
선수 시절 스트라이커로 뛰었던 김 감독은 2005년 성남 코치를 시작으로 인천 유나이티드, 울산 감독을 거쳤다. 2020년에는 울산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정상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21년부터는 약 1년 동안 라이언시티(싱가포르)를 지휘, 싱가포르 전력을 잘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김도훈 감독이 아니다. 축구협회의 무능과 추락하는 신뢰도다.
큰 우려와 반대 여론에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가 아시안컵 직후 경질을 택한 대한축구협회는 “5월 중순까지 새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장담했지만, 다음 달 치를 월드컵 예선전도 지난 3월(황선홍 감독)처럼 임시감독 체제로 치르게 됐다.
결과적으로 100일 가까운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냈다. 유력한 후보였던 황선홍 감독을 임시 감독 카드로 꺼내 급한 불을 껐지만, 정작 올림픽 최종예선 탈락으로 쓸 수 없는 카드가 됐다. 외국인 감독 선임 쪽으로 급선회했지만 1,2순위 감독과 협상에 모두 실패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에게 지급해야 하는 위약금 등으로 재정적 여유도 없었고, 제시 마시나 헤수스 카사스 등 유력 후보들의 마음을 이끌어낼 협상력도 없었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돈도 없고 협상력도 없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무능의 극치다. 정말 바닥이 드러났다”며 축구협회를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월드컵 예선 두 번째 임시 감독 선임이란 촌극을 자초한 축구협회의 무능력을 타고 출범한 김도훈호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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