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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팀이 6월 A매치를 또다시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르게 됐다. 지난 2월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주고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한 이후 3개월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감독을 찾지 못한 것이다.
최근 영입 1순위 후보였던 제시 마쉬(미국) 감독을 사실상 캐나다에 뺏겼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대한축구협회가 무능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통과를 아직 확정짓지 못한 점에서 혹여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에 이은 또 하나의 참사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20일 축구협회는 6월 월드컵 2차 예선 두 경기를 치를 임시 감독에 김도훈(53) 전 울산 HD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황선홍 임시 감독 지휘하에 태국과 2연전을 치른 이후 또다시 임시 감독 체제로 공식 경기에 임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럴 거면 클린스만을 다시 불러오라”며 조롱이 나오고 있다. 올해 초 아시아컵 졸전과 무책임한 태도로 국민적 질타를 받은 클린스만 전 감독을 애초에 선임할 때도, 또 경질할 때도 답답한 모습을 보인 축구협회의 계속되는 졸속·무능 행정에 팬들의 분노가 터진 것이다.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인 황 전 감독을 대표팀에 겸임시키는 무리수를 둔 결과 40년 만에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가지 못하고도 축구협회가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축구협회는 올림픽 예선 탈락으로 황 전 감독의 대표팀 정식 감독 선임이 어려워지자 외국인 감독으로 눈길을 돌렸지만 마쉬, 하비에르 아기레(멕시코), 셰놀 귀네슈(튀르키예) 등 후보군과 연봉 등 조건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도훈 임시 감독을 선임하게 된 데 대해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김 감독은 지도자로서 다양한 경력을 쌓으면서 능력과 성과를 보여줬다”며 “싱가포르 리그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등 현지 환경을 잘 알고 있는 점도 선임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다음 달 6일 싱가포르와 원정, 11일 중국과 홈 경기에서 전패를 해도 2차 예선 통과 가능성이 있어 이번 임시 감독 체제는 실패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이후 “내가 전적으로 책임진다”고 했던 정 위원장은 또 한 번의 임시 감독 선임으로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를 시간을 번 셈이다. 최종 책임자인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은 빗발치는 사퇴 요구에도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에 선출되며 회장 4연임을 바라보고 있다.
두 번째 임시 감독 선임에 대해선 이번 월드컵 2차 예선을 넘기면 3개월 후에나 A매치가 있기 때문에 더 나은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성급한 결정을 피한 한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다만 황 전 감독 카드조차 올림픽 대참사와 함께 낭비한 축구협회가 ‘그 나물에 그 밥’ 타령이나 하지 않으면 다행이라며 냉소를 보내는 팬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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