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진짜 롤모델은 아버지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은 “불펜 에이스”라고 했다. 수줍게 웃던 이 150km 우완 파이어볼러는, 18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당당하게 고백했다. 야구선수로서의 롤모델과 인생의 롤모델을. 23세라고 믿지 못할 정도로 성숙했다.
한재승은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1년 2차 4라운드 36순위로 입단했다. 지난 2~3년간 눈에 띄는 활약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겨울 호주프로야구 브리즈번 벤디츠에 다녀온 뒤 실력이 부쩍 향상됐다는 평가다. 이용훈 2군 코디네이터에게 배운 포크볼 장착이 결정적이었다.
150km을 육박하는 빠른 공에, 포크볼보다 사실 슬라이더를 훨씬 많이 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46.9km. 포심 피안타율 0.194에 포크볼 피안타율 제로다.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0.265.
그렇게 23경기서 5홀드 평균자책점 1.77이란 성적을 찍는다. 마무리 이용찬으로 가기 전에,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등판하는 메인 셋업맨이다. 그런 한재승은 “솔직히 성적은 구상을 안 해봐서 욕심도 없다. 올해 목표로 잡은 건 50경기 이상 등판하는 것이었다. 욕심 없이, 그냥 지금처럼 자신 있게 하겠다”라고 했다.
한재승의 궁극적인 꿈은 클로저다. 선발 스타일은 아니다. 여기서 롤모델 얘기가 나왔다. 한재승은 “삼성 오승환 선배님과 우리팀 이용찬 선배님이다. 용찬 선배님을 보면 항상 멋있다. 딱 보면 대장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 점을 많이 배운다”라고 했다.
이용찬은 스프링캠프에서 불펜투구를 많이 하는 투수로 유명하다. 한재승은 이용찬의 철저한 루틴을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고, 평소에도 얘기를 많이 한다. 물론 경기 전 끝말잇기로 긴장을 푸는 등 TMI도 털어놨다.
‘리빙 레전드’ 오승환은 마무리를 꿈꾸는 모든 젊은 투수의 롤모델이다. 한재승은 “오승환 선배님은 내가 중학교 때부터 엄청 좋아했다. 그 마인드와 성격이 대단하시다”라고 했다. 애석하게도 한번도 말을 못 걸어봤다고. 팀 동료, 선배들의 도움을 얻으라는 말에, 순박하게 웃으며 “그래도 잘 못하겠다”라고 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 고백이 있었다. 갑자기 아버지 얘기를 꺼냈다. 한재승은 “집이 인천이고, 가족은 인천에 산다. 그런데 아버지는 내가 NC에 입단할 때부터 창원에 내려오셔서 같이 지낸다. 아버지가 너무 잘 챙겨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진짜 롤모델”이라고 했다.
아버지가 창원NC파크에도 자주 찾아 아들을 응원하고, 집에서도 살뜰하게 ‘야구선수 아들’을 챙겨준다는 후문이다. 한재승은 그런 아버지에게 효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지금처럼 야구를 계속 잘 하면 된다. 그리고 클로저 꿈을 현실화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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