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LG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가 올 시즌 최소 이닝 투구로 조기 강판당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팔각도 조정과 투구판 위치까지 바꿔가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엔스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3⅔이닝 9피안타 3볼넷 1사구 3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지난 10일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6⅓이닝 동안 105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반전투를 선보였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고질적인 제구 난조와 결정구 부재로 난타당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1km가 나왔고 투구판 위치 조정으로 체인지업도 위력적이었다. 1루쪽 투구판을 밟고 던졌던 기존 체인지업은 우타자 바깥쪽으로 흘러 나갔지만 3루쪽 투구판을 밟고 던진 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왔다. 이날 체인지업 비중은 24.7%나 됐다. 하지만 다른 구종이 문제였다. 9피안타 중 8피안타가 체인지업이 아닌 다른 구종이었다.
엔스는 계속해서 코치진과 소통하며 변화를 꾀하려 하지만 아직 결과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날은 포수와의 호흡도 완벽하지 못했다. 엔스 스스로 볼 배합에 아직 확신이 없는 상황인데 주전 포수 박동원의 부상으로 신인 포수 김범석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엔스는 KBO리그 데뷔 후 지금까지 모든 경기에서 박동원과 함께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엔스는 김범석을 마운드로 불러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하지만 이유가 어찌 되었든 외국인 투수는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지난해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LG는 왕조 건설을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올 시즌 두 명의 외국인 투수 모두 부진하며 23승 2무 20패로 SSG와 공동 5위에 머무르고 있다. 타선의 힘으로 버티고 있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부진한 외국인 선수는 5~6월에 교체가 이루어진다. 각 구단은 현재 외국인 선수 리스트업을 마친 뒤 지켜보고 있다. 때마침 각 구단 단장은 KBO 위크숍으로 미국 출장 중이다. 일부 구단은 워크숍 이후 2주가량 출장 기간을 늘렸다. 이는 외국인 선수들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스플릿 계약을 한 선수들의 대분은 5월 말부터 바이아웃 계약이 발동된다. 이때가 외국인 선수 시장이 풍성해질 수 있는 시기며 외국인 교체를 할 수 있는 적기다.
외국인 투수 교체로 성공을 장담할 수 없지만 LG도 물밑에서 작업하고 있다. 과연 위기의 남자 엔스가 극적 반등을 이뤄내며 LG 1선발의 위용을 보여줄 수 있을까.
[위기의 남자 엔스가 3⅔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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