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23년이 커리어하이가 아닐 수도 있다.
올 시즌 KIA 타이거즈에서 가장 고타율을 기록 중인 타자는 김도영(21, 0.335)이다. 그러나 꾸준한 타격을 하는 타자는 이우성(30)과 최원준(27)이다. 두 사람은 16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까지 나란히 타율 0.329를 쳤다. 그런데 최원준은 잔부상으로 잠시 빠질 때도 있었고, 시즌 극초반은 약간 좋지 않았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우성이 좀 다르다. 3월2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개막전 2안타를 시작으로 꾸준히 1~2안타씩 터트린다. 놀랍게도 14일 광주 두산전을 마치고 0.320을 찍은 게 올 시즌 자신의 최저타율이다. 이후 15일 광주 두산전서 하루 쉬더니 16일 광주 두산전서 홈런포함 3안타를 몰아치며 0.329가 됐다. 특히 김동주의 슬라이더를 기 막히게 잡아당겨 시원한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팀이 치른 43경기 중 42경기에 나갔다. 15일이 시즌 첫 결장이었다. 꾸준함으로 따지면 팀을 넘어 리그 최고 수준이다. 리그 타율 11위이며, NC 다이노스와의 창원 3연전서 꾸준함을 이어가면 탑10에 재진입할 전망이다. 아울러 홈런(6개)은 팀에서 네 번째로 많고, 타점(29개)은 팀에서 최형우 다음으로 가장 많다.
42경기서 타율 0.329 6홈런 29타점 33득점 5도루 출루율 0.404 장타율 0.494 OPS 0.898. 126경기서 355타수 107안타 타율 0.301 8홈런 58타점 출루율 0,363 장타율 0.417을 찍은 2023년이 커리어하이가 아닐 수도 있다. 20홈런에 도전할 만한 페이스다. 홈런과 타점 모두 작년을 훌쩍 넘을 기세다.
출루율 리그 10위에 오를 정도로 정확성, 인내심, 장타력을 두루 갖춘 완성형 타자로 거듭났다. 29세에 풀타임 주전이 됐고, 30세에 만개하는, 전형적인 대기만성스타다. 방출생 출신 최형우도 이우성이 자신과 비슷한 그래프를 그린다며 흐뭇한 적이 있었다.
더구나 이우성은 올해 1루수로 수비 영역을 넓힌 첫 시즌이다. 나성범의 부상으로 본의 아니게 시즌 초반엔 우익수로 많이 나갔다. 그러나 4월 중순 이후 꾸준히 1루수로 나간다. 내, 외야를 오가면 타격에 지장을 받는 선수도 있지만, 이우성은 그렇지도 않다. 프로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하는 1루 수비도 수준급이라는 내부의 평가다.
이우성이 이렇게 꾸준하고 탄탄한 모습이니, 변우혁이나 재활 중인 황대인이 1루에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는 게 사실이다. 실제 이범호 감독은 캔버라 스프링캠프 때부터 사실상 이우성을 풀타임 1루수로 쓸 의향을 은근히 내비쳤다. 이우성에게 꾸준함의 향기를 미리 맡았던 것이다. 덩치에 비해 주루와 작전수행능력도 수준급이다.
중심타선도 어울리고, 하위타선에 둬도 된다. 올 시즌, 특히 요즘처럼 팀 사정이 좋지 않을 땐 하위타선에 내리는 건 아깝게 느껴진다. 마운드가 힘겨워서 타선이 힘을 내야 하는 시기다. 이우성의 꾸준함은 이제 KIA의 상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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