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타이 쇼헤이(LA 다저스)의 前 통역사인 미즈하라 잇페이의 첫 재판장에 그 어떠한 언론도 출입하지 못했다. 이에 로스앤젤레스 연방 지방 법원이 고개를 숙였다.
미즈하라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연방 지방 법원에 출석했다. 은행 사기와 허위 소득신고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함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이러했다. 지난 3월 21일 서울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미즈하라 잇페이 통역이 다저스로부터 해고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수사 당국이 매튜 보이어라는 불법 스포츠 도박 업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오타니’의 이름으로 송금이 된 내역을 입수하게 됐고, 조사 결과 미즈하라가 불법 스포츠 도박에 임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당시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빚 450만 달러(약 61억원)를 대신 갚아줬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뉴욕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수사 당국은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거래가 발생하더라도, 오타니에게 알림이 가지 않도록 조치했던 정황을 포착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빼돌린 금액은 450만 달러가 아닌 무려 1600만 달러(약 216억원)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고, 은행에 자신을 오타니라고 사칭해 24차례나 전화를 걸어 돈을 이체했다. 게다가 국세청에 소득을 신고하는 과정에서는 자신을 ‘미혼’이라고 속여 410만 달러(약 55억원) 상당의 소득을 누락시키기도 했다.
이에 미즈하라는 은행 사기와 함께 허위 소득신고로 기소됐고, 지난 15일 재판장에 섰다. 은행 사기의 경위 최대 형량이 징역 30년, 허위 소득신고는 최대 3년으로 합계 33년형을 받을 수 있는 상황. 일단 미즈하라는 해당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당초 미즈하라가 형량을 낮추기 위해 모든 혐의를 인정할 것이라는 행보와는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미국 ‘AP 통신’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처음에는 무죄를 주장하고, 이후 모든 혐의를 인정함으로써 형량을 줄이기 위한 통상적인 행보였다.
‘슈퍼스타’ 오타니와 관련된 일이었던 만큼 미국을 비롯해 일본 언론이 미즈하라의 첫 재판을 지켜보기 위해 로스앤젤레스 연방 지방 법원을 찾았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 어떠한 언론도 미즈하라의 재판장에 출입하지 못한 것. 미국과 일본 언론은 미즈하라의 재판장이 아닌 별도의 장소에서 ‘음성’만 방청하게 됐다. 이에 법률 리포터로 활동하고 있는 메건 카니프는 SNS를 통해 “안타까운 실수”라고 지적했다.
이에 로스앤젤레스 연방 지방 법원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일본 ‘풀카운트’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연방 지방 법은 “잘못된 전달이 발생했다”며 언론이 재판장에 들어서지 못한 것에 대해 “이는 판사의 뜻도, 우리 법원의 방침도 아니었다. 이는 형사소송에 국민이 접근하는 것을 보장한다는 사법의 투명성이 확립된 원칙에 위배된다. 미디어 관계자들은 오디오로 들을 수 있었던 한편, 우리 법정에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있는 중요성을 법원은 이해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미즈하라의 첫 재판이 진행된 가운데 오타니도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스포츠 호치’에 따르면 오타니는 “처음에는 여러 일이 있었기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날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평소 10시간 정도 숙면을 취하는 오타니에게 미즈하라 스캔들은 고통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제는 괜찮아 졌다는 것이 오타니의 설명이다. 오타니는 “여러가지로 일이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것을 알고,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일단 내 쪽에서는 더 이상 할 것이 없다. 최근에는 여유가 생겼고, 좋은 숙면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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