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에릭 페디(31,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신민혁(25, NC 다이노스)은 한국에서 쾌속질주다.
페디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신민혁은 NC의 토종에이스로 급부상했다. 신민혁은 ‘페디 주니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페디 벤치마킹에 성공했다. 페디의 투구 준비자세(고개를 약간 웅크리고 포수를 응시하는 모습)를 많이 참고했다.
여기에 상체가 하체보다 먼저 앞으로 나가는 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로진을 디딤발과 일자로 한 뒤 로진을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의식적으로 이어갔다. 그러면서 구위가 좋아졌고, 커맨드도 안정감을 찾았다.
중요한 건 포스트시즌 3경기서 평균자책점 1.10을 찍은 뒤에도 그때의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신민혁은 9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3.17이다. 승운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3점대 평균자책점에, WHIP 1.28이다. 피안타율이 0.292일 정도로 안타를 적게 맞는 건 아니다. 그러나 어쨌든 점수를 많이 내주지 않는다.
극강의 볼삼비를 자랑한다. 올 시즌 36개의 탈삼진을 잡는 동안 단 3개의 볼넷, 1개의 사구만 내줬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울 시즌 신민혁이 허용한 평균 타구속도는 136.4km로 95위. 평범한 수준이다. 분당회전수도 1739.9회로 101위다. 압도적인 구위라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설령 안타를 맞아도 사사구가 거의 없으니 야수들의 도움을 받으며 나름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하는 셈이다. 올 시즌 주전 유격수 김주원의 수비 안정감이 상당한 수준이다. 3루수 서호철, 2루수 박민우(현 시점 주로 도태훈) 등 NC 내야수비는 괜찮다.
1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도 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 6이닝 5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3승을 따냈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사사구. 아울러 올 시즌 슬라이더 비중을 줄이고 커터 비중을 높였다.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0.208로 가장 안정적이고, 오히려 커터 피안타율이 0.295로 높다. 그러나 한화전서는 피안타율 0.143으로 안정적이었다.
포심 평균구속이 작년 141.1km서 올해 138.8km로 다소 떨어진 것도 눈에 띈다. 최고 140km대 초반인데, 지금의 좋은 투구밸런스를 흐트러트리지 않는 선에서 스피드를 올릴 수 있으면 성공이다. 그럼에도 지난 9경기서 크게 무너진 경기가 없었으니, 신민혁의 성과는 인정받아야 한다.
NC는 장기적으로 팀을 이끌 토종에이스 발굴이 필요하다. 부상이 잦은 구창모(사회복무요원)에게 의존하긴 어렵다. 올해 꾸준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현 시점에선 신민혁이 치고 올라오는 분위기다. 마침 다니엘 카스타노, 카일 하트라는 안정적인 외국인 1~2선발이 있다. 신민혁이 부담을 덜고 존재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