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매일 이종범 모드일 순 없다.
김도영이 14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서 한 타석만 소화하고 빠진 뒤, 15일 광주 두산전은 아예 건너 뛰었다. 14일 경기 첫 타석에서 양의지(두산)의 타구에 손목을 맞은 여파였다. 그러나 KIA엔 준비된 ‘슈퍼백업’이 있었다.
강릉고를 졸업하고 2020년 2차 2라운드 16순위로 입단, 군 복무까지 마친 우투좌타 내야수 홍종표(24)다.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이미 주전 유격수 박찬호와 그의 백업 역할을 하던 박민이 잇따라 부상으로 휘청거리자 4월11일에 1군에 콜업된 뒤 자연스럽게 붙박이 멤버가 됐다.
무릎에 부상한 박민이 회복, 퓨처스리그에서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선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요지부동이다. 현 시점 내야 전천후 백업 1순위는 홍종표다. 기본적으로 수비력이 안정적이다. 그리고 타격도 은근히 쏠쏠하다.
홍종표는 오랜만에 선발로 나간 12일 SSG 랜더스와의 광주 더블헤더 2차전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14일 광주 두산전서 2회에 김도영 대신 3루 대수비로 투입된 뒤 타석에서도 2타수 1안타로 감각을 조율했다.
그리고 15일 두산전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세 차례나 출루해 두 번 득점했으니 제 역할을 100% 한 셈이다. 이날 KIA는 두산의 10연승 도전을 8-4로 저지했다. 타이트한 승부였다. 근래 두산의 공수 흐름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홍종표가 공수에서 제 몫을 해주니 팀에 큰 도움이 됐다. 2회 두산 사이드암 최원준의 바깥쪽 패스트볼을 가볍게 밀어 좌전안타를 날리더니 4회에도 같은 코스의 패스트볼을 다시 밀어 좌선상 2루타를 터트렸다. 결국 나성범의 적시타에 득점까지 올렸다. 7회에도 2사 후 볼넷을 얻어 또 다시 득점을 올렸다. 3루 수비도 깔끔했다.
홍종표는 올 시즌 20경기서 31타수 11안타 타율 0.355 4타점 5득점 OPS 0.975 득점권타율 0.375. 표본이 적긴 하지만, 올 시즌 타격이 부쩍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좌타자가 좌측으로 밀어서 안타를 생산한다는 것 자체가 업그레이드를 의미한다.
홍종표는 김도영이 돌아오면 제 자리로 돌아간다. 그러나 유격수 박찬호, 2루수 김선빈도 언제든 커버할 수 있다. KIA 내야 백업에 왕년의 MVP 서건창만 잘 하는 게 아니라 홍종표까지 발굴했다. 본격적인 여름레이스를 앞두고, 굉장히 고무적인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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