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선임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제시 마쉬 전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이 캐나다 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되면서 협회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직면했다. 마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의 차기 감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었으나, 캐나다 축구협회는 그를 2026년까지 이끌 사령탑으로 확정 지었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이후 새 감독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국내파 감독에 대한 우선순위를 검토했으나, K리그 현직 감독들의 대표팀 차출에 대한 팬들의 반대와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의 최근 부진으로 인해 외국인 감독 영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러나 마쉬 감독과 같은 유력 후보의 영입은 클린스만 위약금 등 재정적 문제에 직면하면서 협상의 어려움이 드러냈다.
현재 대한축구협회는 에르베 르나르, 세뇰 귀네슈, 헤수스 카사스, 브루노 라즈, 바스쿠 세아브라 등 여러 외국인 감독을 대표팀 차기 사령탑 후보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후보군 중에서도 나이나 경력 면에서 협회나 축구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감독도 존재한다.
앞서 협회에서는 새 감독에게 있어 필수적인 여덟 가지 자질을 언급한 바 있다. 전술적인 지식과 약점이 되는 포지션을 개선할 수 있는 선수 육성 능력, 지도자로서 입증된 성과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경력, 선수 및 축구협회와 축구 기술 및 철학에 대한 효과적인 소통 능력, MZ 세대와의 소통을 끌어낼 리더십, 그리고 최고의 코치진을 구성할 수 있는 능력 등이 포함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안으로 떠오르는 ‘플랜B’는 다시 한번 임시 감독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다. 6월 A매치 일정을 임시 감독 체제로 소화한 후, 9월 북중미 월드컵 최종예선에 맞춰 새 감독을 선임하는 방안이다. 이 방안은 임시 감독으로 즉시 투입할 수 있는 박항서 전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나 최용수 전 강원 FC 감독 등 검증된 인물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박항서 감독은 이미 리더십이 검증된 인물이다. 과거 한국 대표팀을 이끈 경험이 있고 2002년 히딩크 전 감독과 함께 역사적인 순간을 경험했다. 최용수 감독은 대표팀을 직접 이끈 경험은 없지만, 프로 무대에서의 잔뼈가 굵다. 그는 개성이 강한 FC서울 선수들을 이끌며 팀의 전성기를 구축했다. 감독대행을 거쳐 2012년에는 K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이어 2013년에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을 이뤄내며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또한 임시 감독 체제로 전환하면 국내파 감독을 다시 후보군에 포함하거나 외국인 감독 후보군을 넓힐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경솔한 감독 선임이 어떤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클린스만과 황선홍 감독의 사례는 급할수록 차분하고 원칙을 지키며 정교한 접근이 필요함을 나타낸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대한축구협회는 더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 여론의 비판과 시간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미래를 위해서는 보다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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