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아스널 우승의 꿈을 짓밟았다.”
15일 새벽,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경기 이후 아스널 팬들 사이에서 퍼진 감정의 여운을 집약적으로 나타내는 문장이다. 토트넘과 맨시티의 경기는 단순한 경기를 넘어 아스널 팬들에게 있어 20년 만의 우승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경기 후반 41분, 손흥민은 마치 운명처럼 찾아온 동점 골의 기회를 맞이했다. 하지만 슈팅은 맨시티의 골키퍼 스테판 오르테가의 환상적인 세이브에 막히며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이 순간 전 세계 아스널 팬들의 심장은 멈춘 듯했고 그들의 분노와 실망은 손흥민 개인을 향해 쏟아졌다.
경기 직후 아스널 팬들은 SNS를 통해 손흥민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손흥민이 손에 피를 묻혔다(아스널이 우승 못 하면 손흥민 책임이라는 뜻)”, “앞으로 모든 일대일 찬스에서 골을 못 넣는 게 좋을 것”, “손흥민은 이제 내게 가장 미운 선수다” 등의 감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한 아스널 팬은 “손흥민이 오늘 경기에서 골을 넣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다”고 비난했고, 또 다른 팬은 “손흥민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그를 조사하라”며, 일부러 골을 넣지 않았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이러한 반응은 아스널 팬들 사이에서 더욱 거세게 번졌다.
대니얼 스터리지와 제이미 캐러거 같은 축구 해설가들도 손흥민의 실축 장면에 대해 분석했다. 스터리지는 손흥민의 몸 움직임과 골키퍼의 대응에 관해 설명했고, 캐러거는 전 세계 아스널 팬들의 실망감을 언급했다. 영국 매체 이브닝스탠다는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를 언급하며 토트넘 선수 중 가장 낮은 평점 5점을 줬다.
하지만 누구보다 실망스러운 건 손흥민 자신이다. 라이벌 팀인 아스널의 이기적인 주장에는 황당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실력 대신 운으로 우승을 바랄 뿐이었다. 만약 손흥민이 동점 골을 넣었다면 이번 시즌 아스널은 맨시티를 넘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손흥민이 아스널을 위해 뛸 이유가 전혀 없다. 부진한 경기력에 대해서는 지적할 수 있으나 아스널 팬들이 분노할 합당한 이유는 없다.
한편 토트넘 역시 리그 1경기를 남겨두고 톱4 탈락이 확정됐다. 20일 셰필드와의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승점 63점으로 4위 애스턴 빌라(승점 68점)와 승점 차가 5점으로 벌어지면서 톱4에 오를 수 없게 됐다. 아스널 역시 2위(승점 86점)로 밀려났다. 맨시티는 승점 88점으로 1위에 오르며 올 시즌 역전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오는 20일 맨시티는 웨스트햄과 홈경기, 아스널은 에버턴과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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