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연봉과 클린스만 위약금 문제가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13일 제시 마치 감독과의 협상 실패는 이러한 재정적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제시 마치 감독은 미국, 오스트리아, 독일, 그리고 영국의 프로 축구팀을 이끌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국가대표팀을 이끈 경험은 없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대한축구협회(KFA)는 마치 감독의 지도력과 한국 선수들과의 인연을 높게 평가해 대표팀 감독직을 제안했다. 그러나 마치 감독의 연봉 요구액인 약 60억 원에 대해 KFA가 부담을 느끼며 협상이 결렬됐다.
이러한 연봉 협상의 난항은 KFA의 재정 상태와 무관하지 않다. 현재 KFA는 전임 대표팀 감독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약 102억 원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8일 스포츠경향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선임된 클린스만 전 감독의 연봉은 200만 유로(한화 약 29억 원)였으며, 대한축구협회는 그에게 지불해야 하는 위약금 총액이 750만 달러(약 10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알려진 약 70억 원대의 위약금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다.
더욱이 대한축구협회는 재정 상황이 여유롭지 않은 상황에서도 천안 축구 종합센터 건설비 충당을 위해 은행에서 대출 300억 원을 받았다. 이런 상황은 축구협회가 클린스만 감독의 위약금을 전액 지불할 생각이 없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축구협회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협회는 어느 정도 위약금을 낮추고자 협상을 시도했으나 클린스만 감독의 의견이 완강하여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근무 태만, 아시안컵 경기력 부진, 선수단 관리 미흡 등이 겹쳐 지난 2월 경질됐다. 하지만 반성은커녕 최근 오스트리아의 한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경질에 대해 한국 문화에서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며, “선수들은 다음 대회에 나가야 하므로 코치가 책임을 지는 차례였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발언은 한국 축구계 내에서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U-23 축구 국가대표팀을 맡고 있던 황선홍 감독이 3월 A매치 기간 임시 감독을 맡아 급한 불을 껐으나 정작 U-23 대표팀은 8강에서 패배하며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심지어 충격적인 8강 탈락을 당하면서 황선홍 전 감독은 국가대표팀 사령탑 후보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여전히 클린스만이 한국 축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6월 월드컵 2차 예선 준비를 위해 늦어도 5월 초까지 정식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KFA의 재정 문제는 마치 감독뿐만 아니라 다른 후보 감독들과의 협상에서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 FC서울을 지도했던 세뇰 귀네슈 감독, 스페인 출신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대표팀 감독, 포르투갈 출신 브루노 라즈 전 울버햄프턴 감독 등도 KFA의 감독 후보 리스트에 올라와 있었지만, 각기 다른 이유로 협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현직 감독인 경우 위약금 문제가 또 다른 재정적 부담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KFA는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앞두고 새로운 감독 선임에 시급함을 느끼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현재 1~4차전에서 3승 1무를 기록, 2차 예선 탈락할 우려는 적지만, 새로운 감독의 체계적인 전술과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6월6일 싱가포르에서 싱가포르와 2차 예선 5차전을 치르고 11일 한국에서 중국과 최종 6차전을 벌인다. 남은 2경기 중에서 1무만 거둬도 각 조 2위까지 주어지는 3차 예선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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