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감독님이 나서지 않게 하는 게 제 역할이죠.”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은 지난 1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이 취소되자 “감독을 해보니까, 나이 먹고 경험 많은 친구들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구나 싶었다. 잘하든 못하든 그게 마음이 편하다. 어린 친구들은 물가에 내놓은 것처럼…”이라고 했다.
그랬더니 곧바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SSG는 선수단 연령이 가장 높은 팀이고, 감독은 현재와 함께 미래도 보고 팀을 끌고 가야 한다. 이숭용 감독은 12일 KIA와의 더블헤더서 전의산, 김창평, 최경모 등 젊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했다.
이런 얘기도 했다. 이숭용 감독은 “경기를 치르면서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느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코칭스태프에 좀 더 디테일을 신경 쓰자고 했다. 송신영 수석코치가 ‘감독님 참아야 합니다’라고 하더라.
여기서 흥미로운 건 추신수다. 이숭용 감독은 “신기하다. 내가 어떤 메시지를 딱 (선수들에게)전하려고 하면 신수가 먼저 그걸 딱 선수들에게 얘기하더라”고 했다. 추신수는 최근 오른 어깨 회전근개 손상으로 4주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1군 선수단과 동행 중이다.
추신수는 “감독님이 나서지 않게 하는 게 제 역할이죠”라고 했다. 추신수는 라커든 어디든 경기를 보면서 부족한 부분이 보이면 후배들에게 지적도 하고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2021년 KBO리그 입성 이후부터 후배들의 멘토 역할을 해왔다.
선수들 입장에선, 아무래도 감독이 직접 나서서 어떤 메시지를 주는 것보다 선수들끼리 피드백을 주고받는 게 팀 케미스트리, 개개인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송신영 수석코치가 이숭용 감독에게 ‘참으시라’고 한 이유다. 이숭용 감독도 “웬만해선 직접 선수들에게 뭘 말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SSG는 추신수를 비롯해 한유섬, 김성현, 고효준, 신인 박지환 등 부상자가 많다. 한유섬의 경우 14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서 곧바로 복귀하긴 하지만, 여전히 정상 전력은 아니다. 게다가 다른 팀들보다 선발진이 다소 불안한 건 사실이다.
그래도 경기는 월요일을 제외하면 매일 치러야 하고, 구성원들은 신뢰관계를 유지해야 케미스트리가 무너지지 않는다. 추신수가 경기에 나서지 않지만, 중간 역할을 여전히 잘 하고 있다. 그런 추신수가 올 시즌을 마치면 그라운드를 떠나지만, 떠나는 그날까지 SSG의 든든한 기둥이 될 듯하다.
이숭용 감독은 “신수와 아까 전에도 티 타임을 했는데, 팀을 위한 그런 마음이 좋다. 그리고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 하려고 하는 게 보인다. 일부러 농담도 던지고 편하게 하려고 유도하는데 경직되는 모습도 보인다. 나도 프로에서 곧바로 자리 잡은 게 아니라 1~2군을 왔다갔다 했다. 그래도 노력한 만큼 기량은 나온다. 믿고 기다린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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