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이제 단계를 밟아도 되지 않을까.”
KIA 타이거즈 왼손 파이어볼러 이의리(22)가 마침내 움직인다. 이범호 감독은 12일 광주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어제(11일) 의리가 캐치볼을 했다. 별 다른 느낌이 없다고 하니, 오늘 아니면 화요일(14일)에 불펜 피칭을 할 것이다. 그때도 문제가 없으면 (퓨처스리그)경기에 투입하는 것으로 돼 있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이범호 감독은 “그 전엔 (왼팔에)뻑뻑함이 있어서 출전을 못 시키고 있었는데, 어제 캐치볼을 한 뒤에 문제없었다고 하니 이제 단계를 밟아서 가도 되지 않을까 싶다. 준비를 시킬 생각이다. (임)기영이와 (이)의리가 준비하면 비슷한 타이밍에 들어오지 않을까. 화요일에 피칭을 하고 앞으로의 방향이 정해지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의리는 올 시즌 3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4.35을 기록 중이다. 4월10일 광주 LG 트윈스전서 1⅓이닝 5피안타 1탈삼진 4볼넷 3실점으로 부진했다. 이 경기서 팔에 약간 느낌이 좋지 않다며 자진 강판했다. 이후 검진결과 굴곡근 염좌 판정을 받았다.
당시 2주 정도 쉬면 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범호 감독은 1주를 더해 3주 정도 쉬면 복귀 가능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결과적으로 1개월이 흘렀다. 재활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셈이다. 그러나 이의리의 팀 내에서의 상징성, 중요성을 감안하면 급하게 움직일 일이 아니다.
이의리가 없는 사이, KIA 선발진엔 윌 크로우도 팔꿈치 인대 부분 손상으로 빠졌다. 일단 2주간 재활하고 재검진을 할 계획이다. 현 시점에선 미래가 밝지 않다. 최악의 경우도 가정하고 움직여야 한다. 현재 황동하와 김건국이 3경기, 2경기씩 이의리 공백을 메웠고, 크로우 순번에는 김사윤이 한 차례 들어갔다.
이범호 감독의 초기구상은 선발과 불펜 경험 모두 풍부한 임기영이 내복사근 부상을 완전히 털어내면 불펜으로 투입해 황동하와 김사윤 뒤에 롱릴리프로 붙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12일 경기를 앞두고 계획을 뒤집었다. 임기영과 얘기해본 결과 사실상 선발로 준비하기로 했다. 선발준비 시간이 길게 걸려 배제했지만, 임기영이 본래 시즌을 준비하면서 공을 많이 던져왔다면서, 이범호 감독에게 선발 준비가 가능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장 김사윤이 12일 더블헤더 2차전서 1이닝만에 물러났다. 결국 크로우 공백은 당장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이의리와 임기영이 돌아오면 차례로 선발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황동하는 자연스럽게 본래 역할, 롱릴리프와 대체 선발로 돌아가게 될 듯하다. 그런 다음 크로우 변수에 대처하는 게 맞다.
중요한 건 이의리와 임기영의 건강한 복귀다. 2년만에 선발투수로 돌아올 임기영의 연착륙 이상으로 이의리의 몫이 중요하다. 올 시즌 3경기 성적이 썩 좋지 않지만, 이의리는 이미 9개 구단에 무게감 있는 선발로 각인된 상태다.
일단 황동하가 좀 더 버텨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12일 더블헤더 1차전 5이닝 1실점은 고무적이었다. 이의리와 임기영이 돌아온 뒤 드러나는 KIA 선발진의 힘이, 시즌 중반 선두싸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IA로선 이의리와 임기영이 다시 건강을 잃으면 안 된다. 특히 이의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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