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최형우도, 김도영도,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2경기에 개근한 최지민과 장현식도 고생했지만…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12일 광주 더블헤더에서 인상적인 선수가 많았다. KIA에선 위에 거론한 선수들이 눈에 띄었다. 최형우는 결정적일 때마다 장타를 터트렸고, 소크라테스는 2차전 1회 고명준 타구를 판단미스, 1타점 2루타로 만들어준 뒤 결정적 스리런포로 팀에 보답했다. 두 경기 모두 나선 장현식과 최지민, 1차전서 5아웃 세이브를 만든 마무리 정해영까지.
SSG도 이번 광주 주말 시리즈서 펄펄 난 유격수 박성한을 비롯해 2경기 모두 나간 베테랑 노경은까지. 승패를 떠나 두 팀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의 니즈를 충족했다. 그러나 승패를 떠나 임팩트 측면에서, 단연 이 선수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1차전 교체 출전에 이어 2차전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외야수 박정우(26)다. 박정우는 이번 SSG와의 주말 3연전서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됐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타격(타율 0.392) 전체 1위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2017년 2차 7라운드 64순위로 입단한 뒤 오랫동안 무명이었다. 타격이 약했다.
그러나 지난 겨울 김선빈, 박찬호와의 제주 미니캠프 소화에 이어, 호주 캔버라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까지 착실히 소화한 박정우가 확 달라졌다. 체력과 기술 모두 부쩍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년 퓨처스리그 도루왕을 차지할 정도로 주력이 좋고, 제2의 김호령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수비력도 안정적이었다. 어깨는 이미 팀에서 가장 강하다.
김호령은 오랫동안 타격 포텐셜이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박정우는 수비와 주루 능력을 유지하면서 타격이 같이 터질 조짐이다. 박정우는 더블헤더 2차전서 마침내 9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기회를 잡았다.
타격에선 야무지게 2안타를 날렸고, 결정적 호수비로 KIA챔피언스필드에 모인 12,743명을 열광시켰다. 2차전은 SSG가 뒷심을 발휘해 8-6으로 재역전승했지만, 경기 흐름과 별개로 박정우의 엄청난 더 캐치가 나왔다.
6-6 동점이던 7회초 2사 2,3루 상황. SSG 최지훈이 최지민의 높은 슬라이더를 잘 잡아당겼다. 타구는 맞는 순간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듯했다. 타구속도도 상당히 빨랐다. 그러나 박정우가 워닝 트랙에서 침착하게 점프, 타구를 글러브에 넣었다. SSG는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으나 박정우의 캐치는 확실했다. 최지훈이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모습이 중계방송사 화면에 고스란히 잡혔다.
박정우는 10일 경기서도 6회초 1사 2루서 길레르모 에레디아의 타구를 재빨리 뒷걸음해 걷어냈다. 워닝트랙에서 점프한 뒤 담장에 부딪혔으나 타구를 끝까지 떨어뜨리지 않았다. 타격을 떠나서, 그 수비 두 장면만으로도 이번 3연전의 주인공 중 한 명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래저래, 박정우 대신 2군에 내려간 김호령이 긴장할 듯하다.
이범호 감독은 “수비력은 탁월한 선수다. 어깨, 타구 판단능력은 리그에서 탑에 꼽히는, 충분히 좋은 능력을 갖고 있다. 앞으로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다. 방망이도 치는 것을 보니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어떻게 쓸지 고민하면서 출전을 시켜봐야하지 않을까. 컨디션 좋은 선수들이 많은 출전 기회 주어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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