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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퀸 이예원(21)의 압도적인 드라이버 샷 정확도가 빛을 발했다. 이예원이 신인 때부터 라이벌 관계였던 동갑내기 윤이나(21)의 막판 맹추격을 뿌리치고 2년 연속 대상을 향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예원은 12일 경기도 용인 수원컨트리클럽 신코스(파72)에서 끝난 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우승상금 1억4400만원)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윤이나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예원은 3월 초 시즌 두 번째 대회였던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KLPGA 통산 5승을 신고했다. 첫 승 후 다소 부진했지만 약 두 달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박지영(28)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다승자가 된 이예원은 생애 첫 와이어 투 와이어(처음부터 끝까지 1위) 우승으로 기쁨을 더했다.
이예원은 우승 직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 어려운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 날에는 신경 쓰지 않고 차분하게 플레이를 이어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승부처는 16번 홀(파3)이었다. 16번 홀 그린 안착에 실패한 이예원은 그린 밖 어프로치 샷을 실수했다. 3라운드 첫 타수를 잃을 위기의 순간 약 6.5m 파 퍼트를 신중하게 쳐 집어넣으면서 2위 윤이나와 격차를 2타로 유지했다. 이예원은 우승을 확신하듯 주먹을 쥐었다. 이예원은 “티샷할 때 왼쪽으로 당겨졌고 어프로치 샷도 짧을 걸 예상하고 했는데 실수가 나와서 당황했다”면서도 “차분함을 유지해 파로 잘 막았다”고 돌아봤다.
윤이나는 마지막 18번 홀(파4) 언덕 부근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옆 벙커로 빠지면서 보기를 범해 역전 기회를 잃었다. 윤이나는 징계 복귀 이후 6경기 만에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둬 만족했다.
올해 이예원은 스스로가 느끼기에 기술적으로 가장 달라진 점을 드라이버 샷 정확도로 꼽는다. 특히 이번 대회는 파4·파5 홀 합계 페어웨이 안착률이 95.24%(40/42)에 달했다. 시즌 전체로는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가 237.5야드로 60위에 머물고 있지만 페이웨이 안착률은 80%(80.56%)를 넘기며 10위를 달리고 있다. 오프시즌 동안 가장 공을 들였던 부문에서 성과를 내면서 벌써 시즌 2승을 달성했다.
이예원은 올해 자신의 강점에 대해 “티샷 정확도”라며 “매일 저녁 빈 스윙을 50~100개 하고 자는 루틴을 하는데 그게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빈 스윙이 거리를 늘리고 방향성도 잡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배워 지금까지도 해오고 있고 효과가 좋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예원은 2021년 KLPGA 점프(3부) 투어 1·2차전에서 연속 우승하면서 준회원 입회 한 달여 만에 정회원으로 승격했다. 2022시즌 KLPGA 투어에 공식 입문해 오구 플레이로 중도 하차한 윤이나를 따돌리고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2년차인 작년에는 3승을 거두며 대상을 수상하는 등 KLPGA를 대표하는 선수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이예원은 163cm의 비교적 아담한 체구이지만 승부욕만큼은 거인이다. 주위 관계자들로부터 어릴 때부터 승리욕이 남달랐다는 얘기를 듣는다. 남에게 지는 것을 아주 싫어해서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아이였다. 타고난 승부욕을 바탕으로 매년 약점을 보완해나가면서 발전하고 있다. 다양한 조합들이 퍼즐을 맞추면서 올 시즌 평균 타수 70.59개로 전체 13위에 위치해 있다.
대회 공동 3위는 7언더파 209타를 친 황유민과 한진선이 차지했다. 통산 상금 1위를 앞두고 있는 박민지는 컷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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