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던 오지환이 조금씩 깨어나는 모양새다. 홈런을 포함해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엘롯라시코’ 라이벌 맞대결을 모두 쓸어담으며 5연승을 질주했다.
LG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6차전 ’엘롯라시코’ 원정 라이벌 맞대결에서 6-4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 선발 라인업
LG : 박해민(중견수)-문성주(좌익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김범석(포수)-홍창기(우익수)-구본혁(3루수)-오지환(유격수)-신민재(2루수), 선발 투수 강효종.
롯데 : 윤동희(중견수)-고승민(2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정훈(지명타자)-나승엽(1루수)-이학주(3루수)-유강남(포수)-박승욱(유격수), 선발 투수 홍민기.
이날 양 팀은 각각 한 가지의 실험카드를 꺼내들었다. LG는 그동안 구상만 해오던 김범석에게 처음 선발 포수마스크의 기회를 부여했다. 당초 정규시즌 시작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김범석 백업 포수만들기 프로젝트는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인해 조금 늦어졌지만, 이날 본격 닻을 올렸다. 롯데 또한 5선발 이인복이 부진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간 자리에 2020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4순위의 홍민기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제구에 대한 불안함은 있지만, 2군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7을 마크했고 실력으로 기회를 따냈다.
양 팀은 지난 이틀과 달리 경기 초반부터 치열하게 주고받았다. 선취점은 세 경기 연속 LG의 몫이었다. LG는 선두타자 박해민이 롯데의 유망주 홍민기희 5구째 146km 직구를 안타로 연결시켜 포문을 열었다. 강습 타구였기에 안타로 기록됐으나, 롯데 유격수 박승욱의 수비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이후 LG는 홍민기의 폭투와 문성주의 진루타로 마련된 1사 3루에서 김현수의 땅볼로 자신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선취점을 손에 넣었다. 이후에도 LG는 박승욱의 포구 실책 등으로 기회를 이어갔으나, 추가점을 뽑아내지는 못했다.
LG가 기선제압에 성공하자 롯데도 즉각 반응했다. 롯데는 1회말 선두타자 윤동희가 좀처럼 영접을 잡지 못하는 LG 선발 강효종을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내며 물꼬를 텄다. 그러나 후속타자 고승민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데 이어 빅터 레이예스가 삼진으로 침묵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듯했는데, 전준우가 강효종의 2구째 138km 슬라이더를 힘껏 퍼올렸고, 165.9km의 속도로 뻗어나간 타구는 사직구장 외야 좌중간 담장을 넘어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시즌 6호 홈런. 이로써 주도권은 롯데 쪽으로 넘어가게 됐다.
분위기를 탄 롯데는 곧바로 간격을 벌렸다. 2회말 선두타자 나승엽이 볼넷을 얻어낸 후 이학주 또한 연속 볼넷을 얻어내는 등 1사 1, 3루에서 1회초 두 번의 불안한 수비를 펼쳤던 박승욱이 한 점을 달아나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하지만 롯데는 이어지는 1사 만루에서 고승민과 레이예스가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더 간격을 벌리지는 못했다. 그러자 LG가 3회초 공격에서 오스틴 딘의 볼넷과 김범석의 몸에 맞는 볼로 마련된 찬스에서 홍창기가 롯데 홍민기를 상대로 한 점을 쫓는 적시타로 고삐를 당겼다.
이날 LG 선발 강효종은 염경엽 감독이 예고했던 대로 3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고, 롯데 선발 홍민기도 마찬가지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단 홍민기는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과정 속에서도 최고 149km의 빠른 볼을 뿌리는 등 2⅔이닝 동안 투구수 59구, 4피안타 1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가능성을 남겼다.
강효종과 홍민기가 모두 조기에 강판된 가운데 먼저 기회를 잡은 것은 LG였다. LG는 4회초 선두타자 오지환의 몸에 맞는 볼과 도루 성공, 신민재의 안타로 1, 3루 찬스를 손에 넣었다. 이때 1루 주자 신민재가 도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투수 견제에 걸려 들었는데, 3루 주자 오지환이 롯데의 허술한 수비를 제대로 파고들면서 손쉽게 3-3으로 균형을 맞췄고, 팽팽한 흐름 속에서 경기는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이 흐름을 무너뜨린 것은 롯데였다. LG 선발 강효종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단 한 번점도 뽑아내지 못하던 롯데는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유강남이 자신의 FA(자유계약선수) 보상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은 김유영의 2구째 131km 높은 코스의 체인지업을 통타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뽑아냈다. 이후 박승욱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듯했으나, 윤동희가 김유영의 5구째 122km 커브를 공략, 대주자 장두성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다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롯데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롯데가 7회말 1사 만루의 대량 득점 찬스에서 한 점도 달아나지 못하자, 8회초 공격에서 오스틴이 롯데의 바뀐 투수 최준용을 상대로 동점 솔로홈런을 폭발시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그리고 LG는 이어지는 공격에서 구본혁의 볼넷의 볼넷으로 마련된 2사 1루에서 조금씩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는 오지환이 롯데의 바뀐 투수 전미르의 주무기인 너클커브를 공략해 타구속도 170.7km짜리 투런홈런을 폭발시키며 6-4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승기를 잡은 LG는 전날(11일) 데뷔 첫 5아웃 세이브를 수확했던 유영찬이 다시 한번 ’마무리’로 마운드에 올랐고,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데뷔 첫 10세이브의 고지를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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