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완벽변신이다.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2023시즌 2승6패 평균자책점 6.05를 기록한 아도니스 메디나(28)가 트리플A에서 불펜투수로 변신했다. 심지어 성적도 좋다. 올 시즌 워싱턴 내셔널스 산하 로체스터 레드윙스 소속으로 12경기에 등판, 3승1홀드 평균자책점 1.59로 맹활약한다.
메디나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무직 PNC필드에서 열린 2024 마이너리그 트리플A 스크랜턴/월크스-배러 레일 라이더스와의 원정경기에 8-1로 앞선 4회말 2사 만루서 두 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메디나는 KIA에서 12경기만에 짐을 쌌다. 150km 안팎의 빠른 공을 갖고 있는데 제구 불안이 심각했다. 탈삼진 36개를 잡는 동안 38개의 사사구를 허용했다. KIA 타선도 수준급이었는데 유독 궁합이 맞지 않았다. 12경기서 58이닝에 그쳤으니 이닝소화력도 현저히 떨어졌다.
그랬던 메디나는 KIA에서 퇴단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워싱턴과 마이너계약을 맺었다. 2020~2021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2022년 뉴욕 메츠에 이어 2년만에 메이저리그 진입에 도전한다. 그러나 일단 마이너리그에서 기량을 다지고 입증하는 게 중요하다.
눈에 띄는 건 로체스터가 메디나를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써서 성공했다는 점이다. 메디나는 2014년부터 마이너리그에서도 통산 147경기 중 106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단, 2022년 시라큐스 메츠 소속일 때 18경기 중 16경기서 불펜으로 나선 경험은 있다. 당시에는 18경기서 1승1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4.65로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메디나는 불펜으로 안정적이다. 17이닝 동안 볼넷을 7개 내주긴 했으나 예년에 비하면 적은 편은 아니다. 이날도 만루서 등판하자마자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내줬고, 에버슨 페레이라에게 82마일 커브를 구사하다 1루 방면 내야안타를 맞긴 했다. 그래도 스코어가 벌어진 상황이라 큰 문제는 없었다. T.J 럼필드를 역시 79.9마일 커브로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 이닝을 마쳤다.
메디나는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카를로스 나바에즈를 94마일 투심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타일러 트램멜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긴 했다. 그러나 오스카 곤잘레스를 반대로 3구삼진 처리했다. 93마일 투심과 81마일 커브의 조합이 좋았다.
통상적으로 제구가 불안한 투수에게 구원투수를 잘 맡기지 않는다. 메디나의 경우 구원으로 변신해서 좋은 성적이지만 내용을 보면 불안한 측면도 공존한다. 그리고 중요한 시점에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날 가장 효과적인 투구를 한 투수로 인정 받아 구원승을 따낸 만큼, 향후 행보를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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