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대체 선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6~7선발이다.”
지난 2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KIA 타이거즈 정재훈 투수코치는 1~5선발, 불펜 필승계투조에는 별 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뎁스도 좋고, 준비상황도 좋았다. 단, 6~7선발에 초점을 맞췄다. 황동하, 장민기, 김건국 등 후보들은 있지만, 확신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한국야구 현실상 6~7선발은 고사하고 4~5선발도 확실한 팀이 많지 않다. 그나마 KIA는 사정이 좋은 편이다. 그러나 그런 KIA도 부상 이슈를 초반부터 못 피했다. 이의리가 굴곡근 염좌로 이탈한 상태이며, 윌 크로우도 지난 8일 대구에서 불펜투구를 하다 팔꿈치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인대 부분손상 진단을 받았다.
이범호 감독에 따르면 이의리는 다음주에 불펜투구를 할 수 있다. 현재 공 자체는 만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복귀 프로세스가 나온 건 아니지만, 빠르면 5월 안에는 복귀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크로우는 모든 프로세스가 암흑 속이다.
이의리가 돌아와서 곧바로 잘 한다는 보장도 없고, 건강 상태도 체크해야 한다. 크로우는 최악의 경우 교체도 준비해야 한다. 때문에 최악의 경우 KIA 선발진이 한동안 4~5선발이 약화된 채 시즌을 치를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은 타선이 힘 내길 바랐지만, 선발진이 약화되면 타자들이 힘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결국 대체 선발투수들이 잘 해야 한다. 6~7선발 중에서 가장 앞서가는 우완 황동하(22)가 역시 중요하다. 이의리의 대체 선발투수로 계속 등판한다. 처음엔 김건국이 기회를 얻었지만, 황동하가 최근 두 번 연속 선발 등판했다. 12일 광주 SSG 랜더스전 1차전 선발 역시 황동하다.
일단 KIA는 이의리 대신 황동하, 크로우 대신 김사윤을 내세운다. 곧 돌아올 임기영이 두 사람의 뒤에서 이닝을 분담할 계획도 세웠지만, 기본적으로 황동하와 김사윤이 어느 정도 버텨줘야 한다. 특히 황동하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의리가 돌아오면 크로우 대신 황동하가 계속 선발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
황동하는 올 시즌 5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5.68이다. 3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서 처음으로 5이닝 투구를 했다. 그러나 폼이 다소 깨끗하며, 구속도 약간 올랐으나 140km대 초반에서 주로 형성된다. ‘업템포 투구’를 즐기는 투수, 피치클락 적응이 따로 필요 없는 장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타자를 압도적인 유형의 투수는 아니다.
황동하는 지난 겨울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서 자신에게 맞는 구종이 스위퍼라는 사실을 알았다. 스위퍼를 열심히 배웠고, 스프링캠프에서 계속 연마했다. 그러나 막상 시즌에 돌입하자 활용도는 떨어졌다. 아직 실전서 많이 쓸 정도로 완성도가 높지 않다는 얘기.
이범호 감독은 11일 광주 SSG전을 앞두고 “동하는 대체 선발이라기 보다 6~7선발이 맞는 것 같다. 이닝을 끌어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 팀이 어렵고 힘들어도 그런 선수들이 나와야 한다. 성장해야 하고 키워야 한다. 점수를 몇 점 주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5이닝 이상 던지면 좋겠다”라고 했다.
스위퍼는 물론이고, 포크볼도 더 다듬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그 구종은 상황에 따라서 실험해볼 수 있다. 본인이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아야 하는 구종에서만 써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 편안한 상황이 생기면 스위퍼나 포크볼을 쓰지 않을까. 연구하고 있고 던지고자 하는 구종이다. 스위퍼, 포크볼을 사용하는 상황이 되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했다.
KIA의 시즌 중반 레이스에 황동하의 역할이 꽤 중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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