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전날(10일) 승기를 휘어잡는 싹쓸이 3타점 2루타에 이어 주루 방해를 통해 홈까지 파고들면서 쐐기 득점을 만들어냈던 박동원의 방망이가 이틀 연속 불을 뿜었다.
LG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5차전 ’엘롯라시코’ 라이벌 원정 맞대결에서 2-1로 신승을 거두며 파죽의 4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승리로 LG는 SSG 랜더스를 따돌리고 단독 4위로 올라섰다.
▲ 선발 라인업
LG :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문성주(좌익수)-오스틴 딘(1루수)-김범석(지명타자)-박동원(포수)-구본혁(3루수)-오지환(유격수)-신민재(2루수), 선발 투수 손주영.
롯데 : 윤동희(중견수)-고승민(2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정훈(지명타자)-유강남(포수)-나승엽(1루수)-오선진(3루수)-이학주(유격수), 선발 투수 애런 윌커슨.
전날(10일) 경기 전까지 분위기가 좋던 양 팀이 격돌했다. LG는 잠실에서 SSG 랜더스를 상대로 2연승을 달리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상황, 롯데는 지난 2일 키움 히어로즈-삼성 라이온즈-한화 이글스와 맞대결을 통해 파죽의 5연승을 질주하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엘롯라시코’ 라이벌 맞대결에서는 LG가 먼저 웃었다. 최근 3경기 연속 부진하던 드티릭 엔스가 6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부활, 6회초 2사 만루에서 박동원이 승기를 잡는 싹쓸이 3타점 2루타가 결정적이었다.
이날 롯데는 입장 관중에게 동백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나눠주는 ‘동백시리즈’를 진행했다. 그 결과 2만 2748장의 티켓이 모두 팔려나갔고, 사직구장은 원정 응원을 온 일부 LG 팬들을 제외한 모든 곳들이 붉게 물들었다. 이러한 가운데 LG가 1회초 박해민이 볼넷을 얻어낸 뒤 문성주의 진루타로 2사 2루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점수를 생산하지 못했고, 롯데 또한 1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윤동희가 LG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으로 출루한 뒤 빅터 레이예스의 진루타로 스코어링 포지션에 안착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터지지 않았다.
양 팀의 득점권 찬스 빈타는 이어졌다. LG는 2회초 선두타자 김범석이 바람의 영향으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로 물꼬를 틀더니 박동원의 연속안타, 구본혁의 번트 안타까지 만들어지면서 만루 찬스를 손에 쥐었다. 그러나 오지환의 1루수 땅볼때 홈을 파고들던 김범석이 아웃됐고, 후속타자 신민재와 홍창기가 모두 롯데 선발 ‘사직 예수’ 애런 윌커슨에게 삼진을 당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리고 롯데도 2회말 선두타자 정훈의 2루타로 마련된 기회에서 또다시 침묵하면서, 양 팀은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반대로 LG 선발 손주영와 롯데 윌커슨이 위기에서 강했다.
흐름에 균열이 생긴 것은 4회초였다. LG는 전날(10일) 팀 승리의 선봉장에 섰던 박동원이 롯데 선발 윌커슨을 상대로 7구째 134km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구본혁이 윌커슨의 3구째 138km 커터를 공략, 좌익수 방면에 장타를 터뜨리며 1루 주자였던 박동원을 홈으로 불러들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LG는 늦지 않게 간격을 벌려나갔다. 이번에도 그 중심에는 조금씩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는 박동원이 있었다.
앞선 두 타석에서 윌커슨을 상대로 모두 안타를 생산할 정도로 감이 좋은 박동원이 이번에는 5구째 134km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에 치기 좋게 형성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돌렸다. 박동원이 친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았고, 무려 173.8km의 속도로 뻗어나가 120m를 비행한 뒤 사직구장 좌측 외야 관중석에 꽂혔다. 시즌 5호 홈런. 솔로홈런에 불과했지만, 양 팀이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과정에서는 매우 의미가 큰 점수였다.
박동원의 홈런 이후 분위기는 조금씩 LG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특히 6회말 1사 1루에서 전준우가 친 타구가 좌익수 방면으로 향했는데, 이때 LG 문성주가 펜스에 몸을 부딪히면서도 점프캐치를 통해 타구를 낚아챘다. 그리고 문성주(좌익수)-구본혁(2루수)-오스틴(1루수)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중계플레이를 통해 오버런을 했던 레이예스까지 잡아내면서, 롯데 쪽으로 넘어갈 뻔했던 흐름을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LG는 선발 손주영이 6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본격 굳히기에 돌입했다. 먼저 7회말 김진성이 마운드에 올라 2사 1, 3루의 위기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LG는 8회 김유영을 투입한 결과 윤동희과 고승민에게 연속 안타, 레이예스에게 볼넷을 내주는 등 1사 1, 3루의 위기 상황을 직면했다. 이때 LG 벤치가 꺼내든 카드는 ‘마무리’ 유영찬이었다.
유영찬은 등판과 동시에 첫 타자 전준우에게 적시타를 맞아 한 점을 내주게 됐지만, 더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유영찬은 이어지는 1, 2루에서 대타 김민석을 중견수 뜬공으로 묶어낸 뒤 1, 3루에서는 유강남을 유격수 땅볼로 요리하며 근소한 리드를 사수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롯데 타선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데뷔 후 처음으로 5아웃 세이브를 수확, LG는 파죽의 4연승을 질주하며 위닝시리즈를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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