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기영이를 선발로 쓰려면…”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10일 광주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난데없이 임기영에 대해 한참 얘기했다. 물론 취재진이 임기영의 최근 근황을 질문했지만, 이범호 감독은 임기영을 두고 “지금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KIA는 개막 후 첫번째 위기를 맞이했다. 선발진에 이의리가 없는데 외국인투수 윌 크로우마저 사라졌다. 크로우는 지난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11일 등판에 대비, 불펜투구를 하다 팔꿈치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더블체크 결과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부분손상 진단을 받았다.
일단 2주간 재활 후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현 시점에선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지만, 프런트로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움직일 수밖에 없게 됐다. 그와 별개로 현장의 이범호 감독은 당장 12일 광주 SSG전에 나설 대체 선발투수부터 부랴부랴 결정해야 했다. SSG 출신 좌완 김사윤이 낙점됐다.
즉, KIA 선발투수는 최근 윤영철의 등판 순번을 바꾼데 이어 크로우마저 빠지면서 크로우 대체~양현종~네일~윤영철~이의리 대체로 돌아가게 됐다. 이의리가 없는데 크로우마저 빠지니 선발진의 에너지가 더 떨어지게 됐다.
자연스럽게 불펜투수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최근 이의리 순번에는 황동하가 등판해왔다. 당장 11~12일에 황동하와 김사윤이 잇따라 나가게 됐다. 이렇게 되면서, 이범호 감독으로선 현재 1군에 없지만 복귀를 타진하는 사이드암 임기영이 생각 날수밖에 없다. 임기영이 선발과 셋업맨 경험 모두 풍부하기 때문이다. 5선발로 성공한 경험, 메인 셋업맨으로 성공한 작년의 경험은 KIA 마운드에 큰 자산이다.
임기영은 개막 후 2경기에만 나선 뒤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런데 4월19일 퓨처스리그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1이닝을 던진 뒤 다시 개점휴업 중이다. 다행히 임기영은 최근 다시 통증이 사라지면서 복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범호 감독은 “이제 통증은 없다. MRI상으로도 문제없다. 얼마 안 있으면 올 것이다. 나가는 선수가 있으면 들어오는 선수들도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영이를 선발로 고민(전환)하는 부분도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임기영의 선발 전환은 일단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황동하와 김사윤으로 최대한 버텨보고, 임기영이 돌아오면 두 사람의 뒤에서 +1 텐덤 개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의리 역시 복귀가 멀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은 “의리도 다음주에 불펜투구를 하려고 준비 중이다. 다음주에 실전에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영이는 선발로 쓰려면 준비시간이 길어야 한다. 너무 오래 걸릴 것 같다. 돌아와서 4~6회 정도 투구하고 이틀 정도 쉬게 하면서 쓰는 것을 생각 중이다. 본인과도 얘기해야 하고, 동하와 사윤이가 던지는 걸 보면서 판단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KIA는 올 시즌 이의리의 대체 선발이 나간 4경기(김건국 2경기+황동하 2경기) 모두 졌다. 이게 은근히 고민이었는데 선발 빈 자리가 하나 더 생기면서 마운드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이의리도 복귀 준비를 하고, 임기영을 황동하와 김사윤 뒤에 붙이는 카드로 준비 중이니 조금만 버티면 된다. 단, 이의리와 임기영도 당장 건강 이슈가 있었던 투수라서 조심스럽게 쓸 수밖에 없다.
근본적으로 KIA 프런트와 현장이 크로우에 대한 판단을 현명하게 해야 한다. 이에 대비한 플랜B를 잘 운영하는 게 선두수성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 플랜B의 핵심은, 어쩌면 지금 1군에 없는 임기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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