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투수 벤 라이블리가 시카고 화이트삭스 에릭 페디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역투를 펼쳤다.
라이블리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경기에서 라이블리에게 1회와 2회가 가장 힘든 이닝이었다. 라이블리는 0-0으로 맞선 1회 말 선두타자 토미 팸에게 2루타를 허용했고, 1아웃을 잡은 뒤 앤드류 본에게 1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았다. 1회 말 다행히 추가 실점은 없었다.
2회 말 라이블리는 2점을 추가 실점했다. 선두타자 브라이언 라모스에게 2루타를 내주더니 후속타자 폴 데용에게 연속 안타를 헌납했고, 2루주자 라모스가 홈으로 들어왔다. 이후 라이블리는 니키 로페즈와 마틴 말도나도를 각각 뜬공, 삼진 처리했지만 도루로 데용에게 2루를 허용했고, 팸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순식간에 스코어는 3-0이 됐다.
라이블리는 3회 말 야수들의 도움을 받았다. 엘로이 히메네스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앤드류 베닌텐디를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때 2루주자 히메네스는 3루를 노렸지만 좌익수 데이비드 프라이가 빨랫줄 송구로 3루로 향하던 주자를 잡아냈다. 라이블리는 라모스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데용을 뜬공 처리해 이닝을 마쳤다.
4회 말을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라이블리는 5회 말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2사 이후 히메네스를 우전 안타, 베닌텐디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라모스를 유격수 팝플라이아웃으로 처리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라이블리는 6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라이블리는 2아웃을 잡은 뒤 말도나도에게 볼넷을 내주며 1루를 허용했다. 결국 클리블랜드는 투수 교체를 단행했고, 라이블리를 내리고 케이드 스미스를 투입했다. 스미스는 후속타자 팸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라이블리의 책임주자에게 홈을 허용하지 않았다.
라이블리의 이날 성적은 5⅔이닝 8피안타 3볼넷 2탈삼진 3실점. 라이블리는 1회와 2회를 제외하면 역투를 펼쳤다. 하지만 클리블랜드의 타선이 도와주지 못했다. 결국 라이블리는 2패째를 떠안았다.
사실 이날 경기는 KBO리그 출신들의 맞대결이었다. 화이트삭스의 선발 투수는 에릭 페디. 페디는 지난 시즌 NC 다이노스에서 뛰면서 KBO리그 MVP와 5관왕을 차지했고, 선동열 다음으로 37년만에 단일시즌 20승-200탈삼진 기록을 세우며 KBO 외국인 투수 최초로 트리플크라운을 동시에 손에 넣었다.
라이블리 역시 KBO리그 삼성 출신이다. 2013년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135번으로 신시내티 레즈에 입단한 라이블리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거쳐 2019년 덱 맥과이어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삼성에 입단했다. 2019시즌 4승 4패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한 라이블리는 2020년에도 재계약에 성공했다.
2020년에는 7월까지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21경기 6승 7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특히 후반기에는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3자책 이하)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7이닝 3자책 이하)를 밥 먹듯이 해내며 다시 한번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동행은 오래가지 않았다. 라이블리는 2021시즌 4경기 1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하며 준수한 모습을 유지했지만 어깨 부상으로 결국 삼성을 떠났다. 삼성을 떠난 뒤 2022시즌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올 시즌을 앞두고 클리블랜드에 합류했다.
클리블랜드 합류 후 라이블리는 올 시즌을 절치부심 준비했고,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라이블리의 2024시즌 성적은 5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2.63. 나름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피안타율(0.235),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1) 역시 빅리그 데뷔 후 가장 좋은 기록이다.
이날 비록 KBO MVP 출신 페디와의 맞대결에서 패배했지만 라이블리는 올 시즌 분명 다른 투수가 됐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