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쩌면 억세게 불운한 사나이.
KIA 타이거즈 오른손 거포 1루수 변우혁(24)은 지난 2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 2023시즌에 큰 의미를 뒀다. 당시 그는 “기회를 많이 못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더 잘 해야 했다”라고 했다. 거포지만, 정확하고 간결한 스윙으로 애버리지부터 올리면 장타는 저절로 나올 것이라고 보고 구슬땀을 흘렸다.
결과적으로 주전 1루수 경쟁은 이우성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당시 이우성과 함께 1루 경쟁을 펼쳤던 변우혁과 오선우는 현재 2군에 있다. 변우혁은 오키나와 캠프까지 완주했음에도 시범경기 개막과 함께 2군으로 이동했다.
그런 변우혁은 2군에서 맹활약 중이다. 20경기서 60타수 21안타 타율 0.350 3홈런 15타점 7득점 장타율 0.533 출루율 0.487 OPS 1.020이다. 1군과 2군의 수준 차를 감안해야 하지만, 그래도 변우혁이 2군에서 잘 준비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
퓨쳐스리그 타율 4위, 타점 8위, 장타율 5위, 출루율 1위다. 특히 8~9일 서산 한화 이글스서 잇따라 2안타를 날렸다. 4번 1루수로 나선 9일 경기서 실책 한 차례를 범했지만 좋은 경기력이었다. 삼진을 당해도 시원하게 스윙했다.
1군에 1루수가 필요하거나, 타선 보강이 필요하면 콜업 1순위라고 할 만하다. 작년에 1군에서 83경기를 뛴 만큼, 사실상 2군에선 더 보여줄 것도 증명할 것도 없다고 봐야 한다. 2군 선수들은, 역시 1군이라는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단, KIA라면 얘기가 조금 다를 수 있다. 1군 각 포지션 구성과 전체적인 뎁스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1루만 해도 이우성이 자리를 내주지 않을 태세다. 이우성은 올 시즌 KIA 타자들 중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이어간다. 올 시즌 37경기서 타율 0.324 5홈런 26타점 OPS 0.879.
나성범이 수비에 복귀하면, 안 그래도 꽉 찬 KIA 라인업이 더 단단해진다. 이우성이 1루와 우익수를 오가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나성범과 최형우가 지명타자와 외야 한 자리를 분담한다. 아무리 봐도 2군에서 야수를 굳이 끌어올릴 필요성은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햄스트링 부상 이후 여전히 경기에 못 나오고 치료 중인 황대인이라는 변수도 있다.
결국 1군에서 불의의 부상자가 나오지 않는 이상, 당장 1~2군 야수 엔트리 변동은 큰 틀에선 없을 듯하다. 특히 변우혁으로선 불운이라고 할 만하다. 작년까지 약점이던 KIA 1루는 더 이상 약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KIA의 거포 유망주로선 2군에서 지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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