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WBC 이종범 선배님 좌중간 탄도…소름.”
두산 베어스 3루수 허경민은 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타율 0.348로 리그 4위였다. 득점권타율도 0.345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결승타는 1개도 치지 못했다. 이날 전까지 두산에서 결승타를 가장 많이 기록한 선수는 양의지와 양석환의 5개였다.
그런 허경민이 소름 돋는 하루를 보냈다. 9일 고척 키움전서 마침내 시즌 첫 결승타를 날렸기 때문이다. 2-2 동점이던 9회초 1사 만루서 키움 우완 주승우에게 볼카운트 1B서 2구 148km 하이패스트볼을 통타, 좌중간 2타점 결승적시타를 날렸다.
올 시즌 허경민의 출발이 아주 좋다. 통산타율 0.293인데 이날 4타수 2안타을 더해 타율 0.353을 마크했다. 커리어 최고타율이 2020년 0.332였는데, 올해는 그 기세를 뛰어넘을 조짐이다. 타고투저 시대가 돌아왔지만, 허경민의 올 시즌은 좀 다르다.
안경을 쓰고 출전하는 게 대표적이다. “캠프에서 안타를 하나도 못 쳤는데, 뭔가 눈에 이물감이 있어서 쓰기 시작했다. 그래도 안타는 못 쳤는데 도움이 되겠지 싶어서 계속 썼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공이 잘 보이면 좋은 타구가 더 나오기 마련이다.
그렇게 시즌이 잘 풀렸는데, 정작 결승타는 올 시즌 처음이니 짜릿할 만하다. 허경민은 “그동안 많이 못 쳤는데 오늘은 주인공이 됐다. 가벼운 마음으로 잠실에 갈 것 같다. 치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이종범 선배님의 WBC 좌중간 그 탄도였다. 코치님에게 ‘이거 보세요’ 그랬다”라고 했다.
허경민이 말하는 건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과의 2라운드서 0-0이던 8회초 1사 2,3루서 결정적인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터트린 걸 의미한다. 실제 방향은 똑같았다. 단, 당시 이종범은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타구를 날린 뒤 3루에서 아웃됐고, 허경민은 단타였다.
허경민은 “이런 상황서 내가 해냈구나 싶었다. 그동안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있었다. 야구를 못해서 힘든 시기도 있었다. 다른 선수들의 그 힘듦을 안다. 내가 좀 더 힘을 주려고 한다”라고 했다. 허경민은 5연승의 기쁨을 안고 10일부터 KT 위즈와의 주말 홈 3연전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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