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년 1억1300만달러 계약의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메이저리그 임원들이 선정한 최고의 FA 계약이란 주제의 설문에서 1표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마이너계약을 체결한 KBO리그 출신 투수가 표를 받았다.
주인공은 알버트 수아레즈(35, 볼티모어 오리올스)다. MLB.com이 지난 7일 조사했고, 이마나가 쇼타(31, 시카고 컵스)가 몰표를 받아 최고의 FA 계약 주인공이 됐다. 이정후가 1표도 받지 못한 반면, 마이너계약을 맺은 수아레즈에게 표를 던진 임원이 한 명 있었다.
수아레즈는 2022년과 2023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총 49경기서 10승15패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했다. 그에 앞서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수왈로스에서 뛰었다. 빅리그 생활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2016~2017년에 합계 40경기에 나간 게 전부였다.
그런 수아레즈가 올 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와 마이너계약을 맺은 뒤 메이저리그에 진입, 2016년 6월24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5이닝 4피안타 6탈삼진 3사사구 3실점 2자책) 이후 7년10개월만에 메이저리그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4월23일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5⅔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이 정도 텀을 두고 승리투수가 된 케이스가 없다. 역대 최장 2위였다. 끝이 아니다. 9일(이하 한국시각) 워싱턴 내셔널스전서는 메이저리그 통산 첫 구원승을 따냈다.
수아레즈는 이날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워싱턴과의 원정경기에 3-3 동점이던 연장 10회말에 구원 등판,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볼넷 2실점(1자책)했다. 5-3으로 앞선 11회말에 리드를 날렸지만, 팀 타선이 12회에 다시 2점을 따내고 7-6으로 이기면서 극적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수아레즈는 10회초에 등판하자마자 94~96마일 포심패스트볼 위주의 공격적인 승부를 했다. 삼자범퇴로 이닝을 정리했다. 11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1사 후 에디 로사리오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꼬였다. 일데마로 바르가스에게 초구 96마일 포심이 한가운데로 들어가면서 좌측 인정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제이콥 영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주고 허무하게 5-5 동점을 허용했다. 그래도 CJ 에이브람스를 체인지업으로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개인통산 첫 구원승이다. 지난 4승은 모두 선발승이었다. 동생 로버트 수아레즈(샌디에이고 파드레스)는 올해 마무리투수로 승승장구하지만, 형은 다소 느리게 성공의 길로 가고 있다. 아무렴 어떤가. 인생은 속도보다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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