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김하성(29,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2경기 만에 안타를 신고했으나 팀 패배로 웃지 못했다.
김하성은 8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 7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종전 0.209에서 0.210으로 약간 올랐다. 샌디에이고는 2-3으로 끝내기 패했다.
김하성은 시즌 초반 마음처럼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앞선 38경기에서 타율 0.209(134타수 28안타), 5홈런, 21타점, OPS 0.699에 그쳤다. 샌디에이고가 최근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스를 마이매미 말린스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배경 가운데 하나로 김하성의 타격 부진이 꼽힌다.
김하성은 지난 5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홈런 포함 5타수 1안타 4타점으로 활약하고, 6일 애리조나전까지 2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 가는 등 타격감을 다시 끌어올리는 듯했다. 그러나 7일 컵스전에서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치면서 흐름이 끊긴 상황이었다.
컵스 선발투수는 올해 메이저리그에 충격을 안기고 있는 일본인 좌완 이마나가 쇼타였다. 이마나가는 올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으로 컵스와 4년 5300만 달러(약 723억원) 보장 계약을 했다. 계약 규모로 봐도 LA 다저스가 쟁취한 투수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보다 관심도가 떨어지는 선수였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마나가를 품은 컵스의 혜안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마나가는 이날 경기 전까지 6경기에서 5승무패, 34⅔이닝, 평균자책점 0.78로 맹활약하면서 매우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로 떠올랐다.
샌디에이고는 주릭슨 프로파(좌익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잰더 보가츠(2루수)-도노반 솔라노(3루수)-김하성(유격수)-호세 아소카(중견수)-히가시오카(포수)로 이마나가에 맞섰다.
샌디에이고는 우완 랜디 바스케스를 선발투수로 내보냈다. 컵스는 니코 호너(2루수)-마이크 터크먼(우익수)-코디 벨린저(지명타자)-크리스토퍼 모렐(3루수)-이안 햅(좌익수)-댄스비 스완슨(유격수)-마이클 부시(1루수)-미구엘 아마야(포수)-피트 크로우-암스트롱(중견수)이 선발 출전했다.
김하성은 이마나가의 공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2회초 1사 후 솔라노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상황. 김하성은 초구 낮은 직구에 헛스윙한 뒤 2구째 조금 더 높이 들어온 직구에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직구 구속은 91.6마일(약 147㎞)로 빠르지 않았으나 정타를 만들지 못했다.
김하성은 5회초 1사 후 2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끈질기게 공 8개를 보면서 풀카운트까지 버텼는데, 시속 92.2마일짜리 직구에 파울팁 삼진을 당했다. 이마나가는 딱 한번 스플리터를 보여주고 나머지는 다 직구로 높낮이만 조절해 던졌으나 공략하지 못했다.
7회초 이마나가와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김하성은 고개를 숙였다. 1사 후 3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초구 커브 볼을 잘 골라냈으나 2구째 몸쪽에 바짝 붙어 들어온 직구(90.2마일)에 방망이를 냈는데, 평범한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컵스는 이마나가의 호투 속에 1점차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켜 나갔다. 4회말 코디 벨린저가 친 우월 솔로포로 0-1 리드를 잡은 가운데 샌디에이고 마운드를 더 두들기지 못했지만, 이마나가 덕분에 계속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런데 컵스 벤치의 한 박자 늦은 투수 교체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8회초 컵스는 계속해서 이마나가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마나가는 7이닝 동안 95구를 던진 상태였다. 100구를 넘기진 않았지만, 좋은 흐름에서 교체할 타이밍이었는데 컵스 벤치는 불펜보다 이마나가를 향한 신뢰를 보였다. 이마나가는 7회까지 시즌 평균자책점은 0.65까지 낮춘 상황이었다.
샌디에이고는 8회초 히가시오카 타석에서 트레이드 카드인 아라에스를 대타로 투입했다. 아라에스는 타격왕답게 초구 스플리터 볼을 잘 고른 뒤 2구째 시속 90.2마일짜리 높은 직구를 받아쳐 2루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아라에스의 타구는 이마나가로선 불운했지만, 다음 타자 프로파의 타구는 그렇지 않았다. 프로파는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낮게 떨어진 스플리터를 걷어올려 중월 역전 투런포로 연결했다. 샌디에이고는 2-1로 경기를 뒤집으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고, 이마나가는 공 하나로 승리투수 기회가 패전투수 위기로 바뀌자 좌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마나가는 공 102개를 던지면서 직구(57개)와 스플리터(39개), 스위퍼(4개), 커브(2개)를 섞어 던졌다. 사실상 직구와 스플리터 투피치였고, 직구 최고 구속은 93.4마일(약 150㎞), 평균 구속은 91.5마일(약 147㎞)에 불과했는데도 샌디에이고 타선은 이마나가 공략에 애를 먹었다. 마지막 프로파의 홈런 한 방이 아니었다면 이마나가의 완승이었다. 이마나가는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해 시즌 평균자책점이 1.08로 올랐다.
샌디에이고의 기쁨도 잠시 컵스가 8회말 곧장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샌디에이고는 일본인 불펜 마쓰이 유키에게 셋업맨을 맡겼는데, 선두타자 터크먼을 볼넷으로 애보낸 뒤 벨린저에게 우전 안타를 내줘 무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 모렐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2-2가 됐다. 김하성은 수비로 위기에 힘을 보탰다. 계속된 1사 1루에서 중전 안타 코스로 향하는 햅의 타구를 낚아채자마자 그러브로 2루수 보가츠에게 토스하면서 병살을 노렸다. 1루에서 햅은 세이프가 됐다. 선행주자 벨리저가 거의 2루에 도달한 상태였기에 자칫 1사 1, 2루 위기로 이어질 수 있었는데, 김하성의 수비 덕분에 2사 1루로 상황이 바뀌면서 컵스의 흐름을 빨리 끊을 수 있었다.
김하성은 9회초 1사 후 마지막 타석에서 좌중간으로 빠지는 안타로 4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 갔다. 골드글러브 유격수 스완슨의 글러브 옆을 빠져 나가는 강한 타구였다. 2사 후에는 루이스 캄푸사노가 볼넷을 얻어 2사 1, 2루까지 연결됐으나 잭슨 메릴이 유격수 뜬공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는 순식간에 끝났다. 9회말 선두타자 부시가 우중월 끝내기 솔로포를 터트리면서 샌디에이고는 2-3으로 석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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