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구일행(一球一幸). 공 하나하나에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드넓은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고 치고 달리며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소년들. 바로 대한유소년야구연맹(회장 이상근) 소속 유소년야구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공부하는 야구, 행복한 야구, 즐기는 야구’를 지향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은 2011년 문을 열고 한국 야구 유망주 육성 산실이 됐다.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 중인 왼손 투수 최승용을 비롯해 여러 프로 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 야구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 야구를 넘어 스포츠 전체에 좋은 모범사례가 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 본다. (편집자 주)
[마이데일리 =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 심재희 기자] 일구일행 열두 번째 초대 손님은 김종철(38) 인천서구유소년야구단 감독이다. 김 감독은 인천에서 야구를 시작했고, 현역에서 은퇴한 후 인천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인천서구 유소년야구단을 12년째 이끌며 좋은 선수들을 많이 키워냈다. 그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지향하는 ‘즐거운 야구, 행복한 야구, 공부하는 야구’를 따르면서도 선수들에게 항상 자신감을 불어넣고 구단을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성장시킨다. ‘흘린 땀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새기며 아이들과 함께 힘차게 전진한다.
◆ 평범한 선수→유소년야구 감독 변신
김종철 감독은 인천 창영초등학교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동인천중과 인천고를 거쳐 서울문예대 야구부에 진학했다. 그는 스스로를 “평범한 선수였다”고 소개한다. “선수 시절 체격이 그리 좋지 못했다. 컨택트 스타일 타자로 활약했다. 큰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하지만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어느 정도 성과도 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문예대 야구부에서도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개인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 프로 구단과 인연을 맺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다가 은퇴를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일찍 현역 생활을 마감하고 지도자의 길에 접어들었다. 인천 동막초등학교 코치로 부임해 아이들을 가르쳤다. 어린 야구 꿈나무들을 지도하면서 선수로 직접 뛸 때와 다른 성취감을 느꼈다. 김 감독은 “인천 동막초 코치를 맡으면서 당시 감독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제 막 야구를 시작하는 초등학생들을 지도하는 방법에 대해 깨달았다”며 “아이들과 함께 이뤄나가는 것들이 많을수록 보람도 느껴지고 자부심도 커졌다”고 고백했다. 이어 “선수 생활을 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쌓으며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코치 시절 지도했던 NC 다아노스 한재승, 전 한화 이글스 소속 유상빈, 삼성 라이온즈 육성 선수 양도근 등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코치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만의 스타일과 색깔이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고민 끝에 2013년 인천서구 유소년야구단을 창단하게 됐다. 김 감독은 “2013년 이상근 대한유소년야구연맹 회장님을 만나 인천서구 유소년야구단을 창단할 수 있었다. 지난해 창단 10주년을 맞았다”며 “지난해 제2회 가평군수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유소년리그 청룡 우승을 차지했다. 6학년 학생들로만 팀을 구성해 창단 10년 만에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최강 리그인 유소년리그 청룡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그 우승이 인천서구 유소년야구단 감독을 맡은 후 가장 뜻깊은 순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 성실함과 자신감은 정비례 한다
인터뷰 내내 자신감이 넘친다. 유소년야구와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에 막힘 없이 시원하게 설명을 이어간다. 여러 가지 질문에 ‘사이다 답변’을 내놓는 데 대한 비결을 물었다. “성실함과 자신감은 정비례한다”는 멋진 대답이 돌아왔다. 김 감독은 “모든 운동이 마찬가지겠지만 야구라는 종목에서도 꾸준한 반복 연습이 좋은 실력의 밑거름이 된다.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항상 강조하는 것이 바로 꾸준함과 성실함이다”며 “저 또한 성실한 자세로 아이들을 지도한다. 아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열심히 분석하고 연구해 선수들의 장점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항상 잘 준비하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힘줬다.
인천서구 유소년야구단은 훈련량이 많기로 정평이 나 있다. 단순히 야구 훈련만 많이 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기를 갈고닦으며 야구에 대한 의견도 많이 나누면서 동반 성장한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 인천서구 유소년야구단에 선천적으로 운동 능력이 좋은 아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처음에는 공도 제대로 못 잡고 못 맞히는 평벙한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며 “평범한 아이들이 꾸준함과 성실함을 덧칠해 좋은 선수로 성장했다. 저 또한 평범한 지도자기 때문에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노력한다. 인천서구 유소년야구단은 대한유소년야구연맹 구단들 가운데 훈련량이 가장 많다고 소문이 나 있다”고 전했다.
그는 꾸준함과 성실함이 결국 자신감이 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선수들의 자신감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다. 스스로 꾸준하게 노력한 만큼 갖춰지는 게 자신감이라는 것을 저나 선수들 모두 잘 안다. 이런 부분들을 확실히 새기고, 서로 마음이 잘 통하기에 열심히 훈련하고 함께 전진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렇게 꾸준한 노력으로 얻은 자신감은 자만심과 완전히 다르다. 인천서구 유소년야구단이 다른 팀들보다 더 자신감에 차 있는 건, 더 열심히 노력했다는 방증이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 결코 쉽게 지지 않는 팀
인천서구 유소년야구단은 현재 65명 정도로 구성돼 있다. 선수반 25명, 취미만 40명 정도가 포함됐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선수반 비율이 낮았으나 최근 많이 늘었다. 김 감독은 “저희 팀에서 배워서 진학해 나간 아이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야구 실력뿐만 아니라 좋은 인성을 바탕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많다”며 “선배들의 성과로 현재 선수반의 비율이 높아졌다. 또한, 저희 구단은 유소년야구연맹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내면서 인천 지역을 대표하는 유소년야구단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의 강호로 거듭난 인천서구 유소년야구단의 모토로 ‘결코 쉽게 지지 않는 팀’을 꼽았다. 지난 10여 년간 목표도 그랬고 앞으로 목표도 마찬가지라고 알렸다.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부상 없이 경기에서 즐길 수 있게 하는 게 저의 임무라고 본다”며 “잠깐 반짝하는 팀이 아니라 어느 정도 위치에서 꾸준함을 유지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 ‘결코 쉽게 지지 않는 팀’, ‘상대하기 가장 껄끄럽고 어려운 팀’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감 감독은 인천서구 유소년야구단이 지금까지 성장한 데 대해 ‘좋은 환경’이 원동력이 됐다고 언급했다. “인천 서구 지역에는 인천시 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하는 야구장이 있다. 저희 구단은 여러 관계자들과 구청장님, 인천서구야구소프트볼협회 등의 도움으로 시즌 동안 천연 잔디로 된 구장을 정기대관하여 연습하고 있다”며 “또한, 비시즌이나 우천 등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을 때에도 선수들은 전용 실내연습장에서 훈련할 수 있다. 365일 내내 연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아이들은 훈련과 연습을 꾸준히 하면서 실전에 초점을 맞추고 많은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 꿈을 위해 흘린 땀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많은 훈련량도 매우 즐겁게 소화해낸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선수로 뛰던 때와 달리 요즘에는 선수들이 더 적극적으로 야구를 즐기고 있어 감독으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짚었다. “확실히 제가 선수 생활을 했던 때와 분위기가 다르다. 솔직히 저는 훈련이든 경기든 즐기며 했던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며 “하지만 지금 저희 팀 아이들은 다르다. 야구가 좋아서 더 잘하고 싶어한다. 경기에서 지면 아쉬워하고, 이기면 기뻐하는 등 자기 감정도 솔직하게 표현한다. 열심히 노력하면서 야구 열정을 더욱 키워나간다”고 말했다.
어린 선수들이 꼭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서 ‘꿈을 위해 흘린 땀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꺼냈다. 그는 “꿈을 꾸고, 그 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반드시 투자한 시간만큼 좋아하는 야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돌아온다”며 “열심히 투자한 시간은 그냥 허비되지 않는다. 자신을 위해 투자한 시간만큼 꿈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스스로 연습과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잘 준비가 되어 있어야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야구 선수로서 성취감을 느끼고, 상대를 이기는 야구가 아닌 스스로를 이기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고향인 인천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펼치고 있는 데 대해 여러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인천에서 자라 야구를 배웠고, 인천에서 지도자로 자리를 잡았다. 인천서구 유소년야구단이 인천 지역을 대표하는 팀이 되기까지 시·구 관계자 여러분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특히, 강범석 인천서구청장님께서 보내주신 응원과 도움은 인천서구 유소년야구단 발전의 큰 밑거름이 됐다. 또한, 한 걸음씩 전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주신 이상근 회장님 이하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임직원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 힘든 훈련 속에서도 잘 따라와 주는 야구단 아이들과 아이들을 좋은 선수로 육성하기 위해 저를 믿고 물심양면 도움 주시는 부모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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