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A 다저스의 우완 에이스였던 워커 뷸러가 기나긴 재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오타니 쇼헤이는 뷸러의 복귀를 축하하는 홈런포를 때렸고, 다저스는 지구 최강자의 면모를 되찾았다. 이정후는 멀티히트를 기록했지만 샌프란시스코는 필라델피아 원정에서 모두 지며 급제동이 걸렸다. 대형 트레이드로 전환점을 맞이한 샌디에이고는 다시 5할 승률에 기어 올랐고, 요즘 분위기가 썩 좋지 않은 애리조나와 항상 좋지 않았던 콜로라도는 하루를 쉬며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 뷸러의 감격적인 복귀, MVP 라인업이 화끈하게 축하했다
– LA 다저스(24승13패) 6 : 3 마이애미 말린스(10승27패)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다저스의 차세대 에이스로 각광받은 뷸러는 2019년(14승4패 평균자책점 3.26) 올스타 선정에 이어 2021년 33경기(207⅔이닝)에서 16승4패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하며 다저스의 에이스 타이틀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2022년 저조한 경기력은 결국 팔꿈치 문제 탓으로 드러났고, 2022년 6월 11일 샌프란시스코전 이후 팔꿈치 수술이 결정되며 재활의 길로 들어섰다.
당초 뷸러는 재활을 마치고 늦어도 2024년 개막 로스터에는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예상보다 재활이 길어진 탓에 복귀가 차일피일 밀렸다. 마이너리그에서 재활 등판을 마친 뷸러는 이날 감격의 복귀전을 치렀다. 출발은 쉽지 않았다. 1회부터 2점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뷸러가 맞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을 다저스 MVP 라인업이 아니었다.
1회 선두 무키 베츠가 볼넷을 골라 나가자 최근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었던 오타니 쇼헤이의 중월 동점 투런포가 터졌다. 오타니의 시즌 11호 홈런이자, 세 경기 연속 홈런. 전날(6일) 홈런 두 방을 터뜨린 오타니는 이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홈런 선두에 올라섰다. 이어 프레디 프리먼이 좌중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다저스는 단번에 역전, 뷸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뷸러는 이날 4이닝 동안 77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예정된 투구 수를 채우고 내려갔다. 최고 구속은 시속 97.6마일(157.1㎞)이 나왔다. 자신의 원래 구속으로 정상적인 몸 상태를 과시했다. 커터(23구), 포심(22구), 싱커(10구), 너클 커브(9구), 슬라이더(7구), 체인지업(6구) 등 자신이 던질 수 있는 구종을 모두 다 던졌다. 다저스는 뷸러가 팔꿈치 부상으로 빠진 사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영입했다. 뷸러까지 강력한 스리펀치 구축이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내년에 돌아올 오타니 쇼헤이까지 생각하면 역대급 우완 쿼텟도 주목할 만하다.
◆ 이정후 멀티히트 쳤는데… 풀 죽은 SF 방망이, 필라델피아 원정서 4연패 눈물
– 필라델피아(25승11패) 6 : 1 샌프란시스코(15승21패)
다저스(승률 0.649)가 최근 무서운 기세를 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셔널리그 승률 선두 자리를 되찾지 못하는 것은 필라델피아(.694)가 더 좋은 기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다저스의 지구 최대 라이벌인 샌프란시스코가 4일부터 7일까지 열린 네 경기를 모두 헌납하며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1위 등극을 안 좋은 의미로 막았다. 샌프란시스코는 4일 3-4, 5일 3-14, 6일 4-5로 진 것에 이어 이날도 타선이 침묵하며 1-6으로 졌다.
이정후가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정후는 이날 선발 1번 중견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로 분전했다. 지난 4월 21일 애리조나전(2안타) 이후 첫 멀티히트 경기로 타율을 종전 0.244에서 0.252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상대 선발 잭 휠러의 가공할 만한 투구에 막히는 등 전체 5안타에 머물렀다. 이정후와 타일러 웨이드 주니어가 2안타씩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5번부터 9번 타자가 모두 무안타에 그친 경기를 이기기는 어려웠다. 6번부터 9번까지 네 명의 선발 타자(맷 채프먼·마이크 야스트렘스키·타일러 피츠제럴드·잭슨 리츠)는 총 9개의 삼진을 바쳤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최하위 수준으로 처진 공격력을 보완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한 샌프란시스코지만, 아직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올해 샌프란시스코의 팀 타율(.236)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18위, 팀 OPS(출루율+장타율, 0.669)는 30개 구단 중 21위다. 윌머 플로레스(타율 0.226), 맷 채프먼(.209), 마이크 야스트렘스키(.219) 등 기대했던 선수들의 타율이 저조하고, 호르헤 솔레어는 3번 타순에서 극도의 난조를 선보였다.
샌프란시스코는 8일부터 콜로라도 원정에 나서 만회를 노린다. 콜로라도의 홈구장 쿠어스필드는 고지대에 위치해 공기 저항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이 때문에 많은 장타가 나오기로 유명한 구장이다. 게다가 콜로라도 마운드는 리그 최약체 중 하나다. 만약 쿠어스필드에서까지 샌프란시스코 타선이 침묵한다면, 타선을 둘러싼 위기론은 계속될 전망이다.
◆ 돌아온 다르빗슈, 에이스답게 버텼다… 아라에스 말고 또 대박 영입이 있다?
– 시카고 컵스(21승15패) 3 : 6 샌디에이고(19승19패)
목 부상에서 돌아온 다르빗슈 유는 경기 초반 주자들을 자주 내보내며 살얼음판 피칭을 해야 했다. 그러나 베테랑의 관록은 살아있었다. 컵스의 나간 주자들을 모두 꽁꽁 묶으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갈수록 안정감을 찾는 경기력은 향후 활약을 기대케 했다. 다르빗슈는 이날 복귀전에서 5이닝 동안 83구를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수확함과 동시에 평균자책점을 2.94로 낮췄다.
타선에서는 숨은 영웅이 있었다. 많은 이들이 최근 마이애미와 대형 트레이드로 얻은 내셔널리그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스에 주목하지만, 오늘은 히어로가 따로 있었다. 바로 비슷한 시기에 방출자 시장에서 영입한 베테랑 내야수 도노반 솔라노가 그 주인공. 2012년 메이저리그에서 데뷔해 공격력이 꽤 쏠쏠한 유틸리티 내야수로 이름을 날렸던 솔라노는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이후 첫 경기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활약하며 성공적인 팀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매니 마차도를 대신해 선발 3루수로 나선 솔라노는 2회 볼넷을 얻은 이후 6회와 8회 나란히 안타를 치며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솔라노는 3루와 1루를 모두 소화할 수 있어 주축 선수들의 휴식 보장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선발 7번 유격수로 출전한 김하성은 안타를 치지는 못했으나 볼넷 하나를 골랐다. 김하성은 7일 기준 볼넷 22개를 골라 이 부문 메이저리그 공동 10위를 달리고 있다.
◆ 오늘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MVP
– 누가 오타니 방망이 말릴 수 있나… 다저스 역사 새로 썼다
쳤다 하면 홈런이고, 쳤다 하면 LA 다저스의 역사다. 전날 시즌 9·10호 홈런과 시즌 25번째 장타를 기록한 오타니는 다저스 구단 역사상 첫 35경기에서 25개 이상의 장타를 기록한 첫 선수로 기록됐다. 이날도 1회부터 대포를 터뜨리며 메이저리그 역사에도 이름을 남겼다. 오타니는 1961년 이후 팀의 첫 37번째 경기 시점 타율 0.370 이상, 장타 25개 이상을 기록한 6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가장 근래는 2017년 라이언 짐머맨이 기록했고, 역대 최초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역사적인 레전드인 윌리 메이스(1964년)다. 다저스 역사에서는 오타니가 첫 선수다.
◆ 5월 8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경기 예고
신시내티 vs 애리조나(오전 7시40분)
시카고 컵스 vs 샌디에이고(오전 8시40분) — SPOTV Prime, SPOTV NOW 생중계
콜로라도 vs 샌프란시스코(오전 9시40분) — SPOTV Prime, SPOTV NOW 생중계
LA 다저스 vs 마이애미(오전 11시10분) — SPOTV Prime, SPOTV NOW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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