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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07위의 테일러 펜드리스(33·캐나다)가 명승부 끝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74번째 출전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펜드리스는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맥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7414야드)에서 끝난 PGA 투어 더CJ컵 바이런 넬슨(총상금 95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7타를 기록해 최종합계 23언더파 261타로 벤 콜스(미국)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171만 달러(약 23억원)를 거머쥐었다.
승부는 마지막 홀에서 갈렸다. 드라마 같은 역전극이 연출됐다. 전날 이글 2개, 버디 4개로 8언더파를 몰아치며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펜드리스는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콜스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16·17번 홀 연속 버디를 낚은 콜스에 1타 차 역전당한 채 마지막 18번 홀(파5)에 들어섰다. 그리고 집중력을 잃지 않고 투온에 성공했다. 반면 콜스는 그린 앞 벙커 사이의 러프에 세컨드샷을 보내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3번째 샷은 짧았고 4번째 샷에서 볼을 그린에 올렸다. 이후 평정심을 잃으며 1.5m 파 퍼트마저 실수하며 보기를 범했다. 파로 막았으면 연장전을 바라볼 수 있었지만 기회를 날렸다. 펜드리스는 콜스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60㎝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컵에 집어넣으며 역전 우승을 확정했다.
펜드리스는 만 30세가 넘은 2021-2022시즌 PGA 투어에 입성한 ‘늦깎이’이다. PGA 74번째 출전 대회에서 비로소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순간 그린 위에서 아내, 어린 아들과 뜨겁게 포옹한 펜드리스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내 생애 처음 우승한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콜스는 16·17번 홀에서 놀라운 플레이를 했는데 18번 홀에서 실수를 했다. 하지만 이런 게 골프이고 정말 힘든 게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펜드리스는 이번 대회 전까지 세계랭킹 107위의 무명 골퍼였다. 2022년 로켓 모기지 클래식 공동 2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지난해 페덱스컵 랭킹은 88위였다. 올 시즌 11차례 대회에 출전에 6차례나 컷 탈락했다. 톱10에 든 것은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공동 9위를 기록한 것이 유일하다. 펜드리스에게는 지긋지긋한 준우승 징크스도 따라다녔다. PGA 2부 투어에서 3연속 준우승을 비롯해 준우승만 4회를 기록했다. 이날 우승으로 당시의 설움을 단숨에 날렸다.
한국 선수로는 김성현(26)이 뒷심을 발휘하며 PGA 투어 시즌 최고 성적을 냈다.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1개로 7언더파 64타를 작성했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4타로 안병훈(33)과 나란히 공동 4위에 올랐다. 올 시즌 최고 성적이자 첫 톱10이다.
김성현은 경기 후 “한식을 좋아해 시합 때마다 주변 한식을 찾아다니는데 이번 주는 비빔밥 등 클럽하우스에서 한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코스 곳곳에 CJ 로고가 보이니까 미국 시합 같지 않고 국내 경기처럼 마음이 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즌 네 번째 톱10에 든 안병훈은 “내 실력에 대한 믿음이 생겼고 다음 주에도 실력이 잘 나와준다면 충분히 기회가 올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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