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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순탄하기만 했다…솔직히 안주했다” 한화 24세 트랜스포머 솔직고백, 새삼 느끼는 ‘야구의 쓴맛’[MD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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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원/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내 인생, 순탄하기만 했다.”

한화 이글스 정은원(24)은 이제 내야수라고 하기 어렵다. 주 포지션이던 2루수와 좌익수에 이어 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는 중견수로 나갔기 때문이다. 냉정히 볼 때 내, 외야를 오가는, 그리고 선발과 백업을 오가는 신분이다.

정은원/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그런 정은원이 3일 경기를 마치고 “내 인생이 야구를 하면서 순탄하기만 했다”라고 했다. 실제 정은원은 인천고를 졸업하고 2018년 2차 3라운드 24순위로 입단했다. 2년만인 2019년에 142경기서 타율 0.262 8홈런 57타점 83득점 14도루 OPS 0.691를 기록하며 곧바로 주전 2루수를 꿰찼다.

그리고 2021년 139경기서 타율 0.283 6홈런 39타점 85득점 OPS 0.791로 2루수 골든글러브까지 받았다. 정은원의 말대로 프로 입단과 함께 승승장구했다. 출루 능력이 있고 한 방도 갖춘, 매력적인 2루수였다. 2022시즌에도 140경기서 타율 0.274 8홈런 49타점 OPS 0.745로 준수했다.

그런 정은원의 시련은 2023년에 시작됐다. 122경기서 타율 0.222 2홈런 30타점 50득점 OPS 0.601로 고개를 숙였다. 좋았던 자신의 감각을 유지하지 못하자 나쁜 공에 배트가 많이 나가기도 했다. 그렇게 주전을 위협받기에 이르렀다.

결국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 2루수 안치홍을 영입, 더 이상 정은원에게 주전을 보장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더구나 작년에 혜성처럼 등장한 중견수 문현빈은 사실 주 포지션이 내야수다. 타격감이 좋은 문현빈을 2루로 보내는 옵션도 있다. 안치홍이 1루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채은성이 지명타자나 외야를 맡을 수도 있다. 여러 옵션이 생긴 한화로선, 부진한 정은원을 기다릴 필요성이 사라졌다.

결국 정은원은 호주 멜버른,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외야수비 연습을 많이 했다. 살아남기 위해선 내, 외야 트랜스포머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는 “순탄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힘들었다. 복잡한 감정도 들었다”라고 했다.

그러나 정은원은 “사람 정은원이 발전하고, 야구선수로 발전하기 위해서 필요했다. 그동안 순탄하게 큰 경쟁 없이 자리 잡아서 안주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신인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캠프에서도 페이스를 빨리 올리려고 했다. 시범경기에 맞췄다. 그때부터 못하면 2군 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라고 했다.

정은원은 올해도 좋지 않다. 16경기서 38타수 7안타 타율 0.184 1홈런 4타점 9득점 OPS 0.721이다. 2021년 0.407을 찍은 출루율이 0.326으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꾸준히 못 나갈 때도 있고, 포지션을 여기저기 오가니 힘든 측면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은원은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묵묵히 땀을 흘린다.

그 덕분에 3일 경기서 시즌 처음으로 손맛도 봤다. 도망가는 결정적 투런포를 날렸다. 이 한 방으로 당장 입지가 바뀌지는 않겠지만,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정은원이 존재감을 드러내면, 자연스럽게 다른 선수들도 긴장하게 된다. 한화가 기대하는 뎁스 효과다.

정은원/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정은원은 “최근 느낌은 좋다. 첫 타석부터 타이밍이 좋았다. 망설임없이 방망이가 나갔다. 경기에 계속 나가기 위해 잘 해야 한다. 좋은 타구를 만들었으니 자신감을 갖고, 좋은 감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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