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황영묵(25·한화)은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가진 선수다. 충훈고를 졸업한 황영묵은 정작 고교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대학에 진학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그만뒀고, 독립야구단에서 야구의 꿈을 이어 갔다.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야구를 포기할 수 없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방망이와 글러브를 놓지 않은 황영묵에게 인생의 전기가 찾아왔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최강야구’ 멤버로 합류하며 야구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트라이아웃 끝에 극적으로 합류한 황영묵은 이후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의 4라운드(전체 31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 입단이라는 꿈을 이뤘다.
이미 바닥을 경험한 황영묵이었다. 죽기 살기로 훈련했고, 코칭스태프에 좋은 인상을 남겼다. 확실한 주전 선수로 구상한 것은 아니었지만 유격수를 비롯해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1군 전력 구상에 들어갔다. 개막 이후 2군에 내려갔던 황영묵에게는 좋은 타이밍에 기회도 찾아왔다.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다치며 1군에 유격수 자원이 필요했고, 한화는 황영묵을 콜업해 과감하게 주전을 맡겼다.
기량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황영묵은 짧은 시간 내에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4월 12일 KIA전부터 5월 1일 SSG전까지 15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에서도 자신이 팀에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올해 18경기에서 타율은 0.345을 기록 중이다. 물론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잠재력을 보여주기는 충분한 성적이다. 득점권에서도 0.412의 타율을 기록해 7타점을 수확했다. 당초 수비에서만 안정적으로 해줘도 다행이라고 여겼는데, 공격에서도 타 팀 주전 유격수 못지않은 공헌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악착 같은 플레이로 팬들의 마음 속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기대 이상이라고 흐뭇하게 웃었다. 최 감독은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해주고 있다. 물론 꺾일 때도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기대한 것보다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일 대전 SSG전에서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이 끊겼지만 대신 호수비로 팀 실점을 방지하며 상승세를 이어 갔다.
황영묵은 당분간 한화의 주전 유격수로 계속 나설 전망이다. 하주석의 복귀 일정이 미정이기 때문이다. 일단 정상적으로 훈련을 해야 뭔가 그 다음 일정이 나오고 대략적인 복귀 시점도 타진할 수 있는데 지금 정상 훈련이 안 되는 상황이다. 당분간은 더 전열에서 이탈할 전망이다. 황영묵이 잘 버텨야 한화도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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