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자신의 힘으로 무관 탈출에 성공했다.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프로 데뷔 후 첫 정상에 올랐다.
황인범은 3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스타디온 라이코 미티치에서 열린 2023-24시즌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33라운드에서 바츠카 토폴라를 상대로 시즌 5호 도움을 올렸다.
선발 출전한 황인범은 후반 10분 코너킥의 키커로 나서 피터 올라잉카의 헤더를 어시스트했다. 문전으로 날카롭게 휘어들어간 킥을 연결해 도움으로 적립됐다.
황인범은 도움 외에도 경기장 전역을 누비면서 즈베즈다의 공수를 책임졌다. 패스 성공률이 94%에 달했고, 키패스도 5개로 공격 전개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황인범의 활약 속에 즈베즈다는 통산 35회 리그 챔피언에 등극했다. 후반 15분 동점골을 내줬지만, 후반 30분에 나온 세리프 은디아예의 결승 골로 승리했다. 이로써 27승 3무 3패 승점 84점을 기록한 즈베즈다는 승점 70점의 파르티잔과 승점 차이를 14점으로 벌려 잔여 경기와 상관없이 수페르리가 우승을 달성했다.
황인범 개인에게는 프로 첫 트로피다. 지난 2015년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에 입단하며 시작한 프로 무대에서 우승과 인연이 많지 않았다. 9년의 시간 동안 많은 팀을 오갔다. 군 복무를 위해 아산 무궁화에 속하기도 했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벤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하며 해외 진출의 첫 발을 내딛기도 했다.
이후에는 주로 유럽에서 활동했다. 러시아의 루빈 카잔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으로 인해 잠시 FC서울에서 임대로 뛴 바 있다. 2022년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에 입단하며 다시 유럽 생활을 시작한 황인범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세르비아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즈베즈다의 기대감은 컸다. 세르비아 클럽 입장에서는 큰 지출인 500만 유로(약 73억 원)의 이적료를 황인범에게 투자했다. 구단 역사상 최다 이적료 지출로 기록됐다. 황인범도 즈베즈다에서 값진 경험을 이어왔다. 세르비아 리그를 대표하는 팀이라 꿈에 그리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있었다. 특히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공격포인트를 쌓아 존재감을 크게 보였다.
이를 비롯해 황인범은 이번 시즌에만 공식전 5골 6도움으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펼쳤다. 이번 우승으로 개인적인 무관 탈출은 물론 잔류할 경우 다음 시즌에도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보해 재차 도전이 가능하다.
물론 이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인범의 첫 시즌 활약에 이미 빅리그에서 관심이 상당하다. 지난달 세르비아 매체 ‘인포머’에 따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카우트들이 즈베즈다의 경기를 체크했다. 대체로 프리미어리그의 중위권 클럽들이 찾아 황인범의 경기력을 확인하려한다는 전망이었다.
즈베즈다는 황인범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면 놓아주겠다는 계획이다. 인포머는 “재정적으로 좋은 제안이 오면 수락할 수 있다. 또 선수가 원하면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좋은 경기력으로 빅리그의 레이더망에 든 황인범이 무관까지 탈출하면서 한 차례 더 스텝업을 할 가능성의 문을 열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