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첼시와 경기를 앞두고 토트넘 홋스퍼 구단 내엔 의견 차이가 있었다.
세트피스에 대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주장 손흥민의 생각이 같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열린 아스날과 경기에서 토트넘은 전반전에만 3골을 내주면서 2-3으로 졌는데 이 가운데 2골을 세트피스로 허용했다.
경기가 끝나고 손흥민은 “아스날은 공중볼에 아주 강했다. 이런 경기에서 세트피스로 골을 내주면 상황이 어렵게 흘러간다”며 “앞으로 큰 경기에서 세트피스에 집중해야 하는 걸 느꼈다. 강해져야 한다. 모두가 한 발 앞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며 세트피스가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도 “아스날은 세트피스 전담 코치인 니콜라스 조버의 존재 이유를 확인했다. 이런 더비 경기에서 세트피스는 결정적인 장면을 제공한다. 조버 코치는 세트피스 때마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과 함께 테크니컬 라인에 서 있었다”고 바라봤다. 조버 코치 덕분에 아스날은 이번 시즌에만 세트피스로 22골을 뽑아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세트피스에 대한 문제 제기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향했다. 그런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의견을 달리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스날과 경기를 복기하며 “2골을 내준 세트피스에서 수비 집중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것이 실점한 문제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고쳐나가야 할 게 많다. 상대방에게 시간과 공간을 허용한 것부터 고쳐나가야 한다. 세부적인 다른 부분을 개선하며 더 크고 넓은 그림을 봐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감독 생활을 하면서 세트피스에 대한 질문을 받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며 “내가 이 문제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이유가 있다. 나는 언젠가 성공할 수 있는 팀을 만들 것이며 그 방법은 세트피스만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교롭게도 토트넘의 발목을 잡은 건 또 세트피스였다. 토트넘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런던 라이벌 첼시에 0-2로 졌는데, 2실점 모두 세트피스에서 비롯됐다.
전반 24분 첼시가 먼 거리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코너 갤러거가 띄운 공이 반대편 포스트에 자리잡고 있던 트레버 찰로바에게 연결됐다. 찰로바의 헤더가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 선수들은 중앙에 몰려있어서인지 반대편에 있던 찰로바를 완전히 놓쳤다.
이어 후반 26분에 나온 역시 프리킥이 시작이었다. 파머가 찬 직접 프리킥이 골대에 맞고 나오자 기다리고 있던 잭슨이 머리로 받아넣었다. 잭슨이 리바운드 된 공을 향해 뛰어오른 순간 토트넘 수비진은 얼어붙었다.
이날 경기를 통해 이번 시즌 토트넘이 허용한 세트피스 골은 14골로 역대 구단 최다였던 2012-13시즌 13실점을 넘어섰다. 반면 토트넘이 세트피스에서 성공한 득점은 단 11골. 22골로 가장 많은 아스날과 11골 차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토트넘은 승점 60점으로 4위 애스턴빌라에 승점 7점 뒤진 5위에 올라 있었다.
애스턴빌라보다 두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5경기로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아야 하는 처지였지만 첼시 원정에선 승점 1점도 얻지 못했다. 지난 13일 뉴캐슬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부터 3연패로 3경기째 승점 60점에 머물러 있기도 하다.
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이날 경기 전까지 토트넘이 4위로 시즌을 마무리할 확률은 4.8%에 불과했는데, 이날 패배로 이 확률이 더욱 떨어지게 됐다. 반대로 이날 경기 전까지 애스턴빌라가 4위로 시즌을 마칠 확률은 95.1%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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