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강점이 독이 되어 돌아왔다.
바이에른 뮌헨은 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펼쳐진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2-2로 비겼다. 2차전은 오는 9일 레알 마드리드 원정에서 펼쳐진다.
이길 수도 있는 경기였다. 수비 실수 두 개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공교롭게 그 실수는 모두 김민재가 범했다.
김민재는 마티아스 더 리흐트의 무릎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후반기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김민재에겐 기회였다. 하지만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에릭 다이어와 중앙수비를 책임진 김민재는 공격적으로 나섰다. 사실 공격적인 수비는 김민재의 강점이다. 유럽에서도 통하는 빠른 스피드를 갖췄다. 공격적으로 라인을 올려도 뒷선 커버 속도가 워낙 빨라 수비 공헌도가 높았다.
하지만 이날 상대는 스페인 라리가 최강 레알 마드리드. 김민재의 공격적인 전진수비는 오히려 레알 마드리드의 먹잇감이 됐다.
전반 24분. 토니 크로스가 비니시우스 주니어에게 정확판 패스를 건넸다. 김민재가 너무 상대 진영 쪽으로 깊숙히 올라온 틈을 노렸다. 비니시우스는 공을 잡고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만들었다. 김민재가 속도로 따라잡을 수 없었다.
비니시우스는 실수 없이 득점을 만들어냈다. 김민재는 소리를 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두 번째 실점은 더 치명적이었다. 바이에른 뮌헨이 2-1로 앞서고 있던 상황. 후반 38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김민재가 호드리구에게 반칙을 저질렀다. 호드리구의 발을 걸어 넘어트린 것. 심판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논란의 여지없는 반칙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김민재는 90분 동안 인터셉트 3회, 지상 경합 50% 성공(1/2), 공중 경합 성공 실패(0/1), 범실 2회 등 수비 지표에서 아쉬움을 보여줬다. 패스 성공률은 97%로 높았지만 정작 장점으로 여겨졌던 괴물 같은 수비력이 사라지면서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후폭풍이 거셌다. 경기 후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김민재는 욕심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페널티킥까지 준 것이다. 일어나선 안 될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유럽 현지, 독일 매체들도 싸늘하게 김민재를 바라본다. 통계 전문 업체인 ‘소파스코어’ 6.3점,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는 5.7점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김민재 평가에 인색했던 독일 언론은 더욱 날카로웠다. 독일 매체 ‘빌트’는 김민재에게 6점을 줬다. 1~5점까지 낮을수록 좋은 평점인 독일에서 6점은 패배 원흉으로 불릴 때만 주어지는 이례적인 혹평이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에만 두 번째 평점 6점을 받았다. 지난달 역전패 지분이 컸던 하이덴하임과의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에서도 6점을 받은 바 있다.
빌트는 최악의 평점 외에 “재앙”이라는 문구까지 삽입해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빌트는 “김민재는 더 리흐트가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를 다친 공백을 대체하지 못했다”며 “첫 실점 때는 너무 멀리 나가 비니시우스를 놓쳤다. 후반 37분 호드리구에게 내준 페널티킥으로 2-2가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독일 매체 ‘바이에른 풋볼’은 “김민재가 경기를 팔았다. 김민재를 공격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이 수준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바이에른 뮌헨 팬들은 그를 과대평가했다. 더 리흐트가 최고의 중앙 수비수다. 2차전엔 선발 출전하기를 바란다”고 노골적으로 김민재에게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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