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야구 몰라요.
28일 잠실 경기의 최대 터닝포인트는 5-7로 뒤진 KIA의 7회초 공격이었다. 특히 김도영이 무사 1,2루서 3루 방면 기습번트를 댄 뒤 LG 포수 박동원의 3루 악송구와 김선빈의 득점이 결정적이었다. 김선빈의 추격의 득점을 시작으로 다시 승부를 뒤집고 10-7로 이겼다.
그런데 이 장면을 잊으면 안 된다. 선두타자 김선빈의 중전안타 이후 이범호 감독이 이창진 타순에 대타 나성범을 기용했다는 점이다. 6년 150억원 FA 타자를 대타로 기용하다니, KBO리그 최고의, 럭셔리한(?) 대타 등장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애당초 30일부터 시작할 KT 위즈, 한화 이글스와의 홈 6연전서 나성범을 복귀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28일 잠실 LG전을 내준 뒤 마음을 바꿔 나성범을 서울에 불렀다. 물론 KIA는 단독선두를 달리지만, 근래 나성범 대신 4번 타순에 들어가던 최형우의 타격감이 좋지 않았고, LG를 상대로 스윕을 당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도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이미 27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약 1주일 정도는 나성범을 조심스럽게 쓸 계획을 밝혔다. 28일 경기처럼 대타로 쓸 수도 있고, 선발로 나가도 지명타자일 가능성도 있다. 최형우와 나성범을 향후 주 3회 수비-지명타자 분담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최형우는 이미 좌익수 수비 연습을 하고 있다.
나성범은 시즌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 대역전극의 물꼬를 텄다. LG 박명근의 제구가 흔들린 게 사실지만, 나성범이라서 더 흔들렸을 수도 있다. 상대로선 분명, 나성범이 대타로 대기한다는 게 스트레스다. 불펜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IA로선 아주 유용한 무기 하나를 얻은 셈이다. 정확히 말하면 원래 있던 무기를 못 쓰다 개막 1달이 지나고부터 쓰는 것이긴 하다. 그래도 이범호 감독에겐 초호화 옵션이 생겼다. 나성범이 선발로 나가면 출루율이 높은 이창진을 대타로 쓸 수 있다.
사실 KIA로선 4월까지 21승을 쌓으며 순항하지만, 야구는 누구도 모른다. 나성범이 돌아온 뒤 5월에는 이의리와 박민이 차례로 복귀할 전망이다. 임기영에겐 충분한 시간을 줄 계획이지만 역시 복귀 가능성이 크다. 햄스트링 재활 기간을 알 수 없는 황대인과 최근 중수골 골절에 따른 수술로 재활 중인 윤도현 정도를 제외하면 모든 부상자가 돌아온다는 얘기다.
KIA는 개막 후 각 파트의 부족함 없이, 부상자들 공백도 뎁스의 힘으로 훌륭히 메우면서 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4월의 상승세가 5월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사실 부상자들이 돌아와도 그렇다. 오히려 4월에 달리느라 자신들도 모르게 쌓인 피로의 후유증이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아무리 잘 나가는 팀도 2~3달 연속 달리는 건 어렵다.
그런 점에서 어쨌든 쓸 카드를 최대한 확보해놓는 건 중요하다. 나성범의 조기합류는 이런 의미도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