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잘 나가는 팀 동료 후안 소토(26)와 동반 축포를 터트린 게 이틀 전이었다. 그러나 소토의 기운을 못 받았다. 애런 저지(32, 이상 뉴욕 양키스)의 시즌 초반 폭망이 심각한 수준이다.
저지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 변함없이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4타수 무안타 1볼넷에 삼진 2개를 당했다. 시즌 타율이 0.178까지 내려갔다.
저지는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시달린다. 이날까지 27경기서 101타수 18안타 타율 0.178 4홈런 13타점 9득점 출루율 0.317 장타율 0.356 OPS 0.673이다. 저지의 통산 타율, 출루율, 장타율이 0.278, 0.393, 0.579인걸 감안하면 상당한 폭락이다.
본격적으로 주전, 간판타자가 된 2017년 이후 가장 생산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일부 미국 언론들은 저지의 추락은 올해가 아닌 작년 후반기가 시작이라고 말한다. 6월 오른 엄지발가락 부상으로, 스윙을 할 때 벽을 세우지 못해 타격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분석이다. 저지가 여전히 엄지발가락에 통증이 있다고 블리처리포트에 털어놓기도 했다.
저지는 2023시즌 전반기 타율 0.291 OPS 1.078 19홈런 40타점, 후반기 타율 0.245 OPS 0.965 18홈런 35타점이었다. 애버리지는 많이 떨어지긴 했는데, 그래도 2할도 안 되는 올 시즌 정도는 아니었다. 더구나 올 시즌에는 스프링캠프부터 잔부상으로 타석 수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하기도 했다.
사실 저지는 지난 25일 오클랜드 어슬래틱스와의 홈 경기서 오랜만에 홈런을 터트렸다. 시즌 초반 MVP 모드로 치고 나가는 후안 소토와 드디어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서 동반 홈런을 쳤다. 그러나 다음 2경기 모두 무안타다.
이날도 1회 밀워키 선발투수 콜린 레아의 94.4마일 하이패스트볼은 보더라인 상단에 들어가는 코스였으니 충분히 장타로 연결할 수 있었으나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심지어 3회에는 한 가운데 94.4마일 포심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스트라이크 존을 9등분할 때, 한 가운데 지역, 즉 5번이었으나 정타를 못 만들었다. 스윙이 망가졌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저지의 타율 0.178은 아메리칸리그 공동 168위다. 규정타석을 채운 아메리칸리그 타자들 중에서, 저지보다 애버리지가 떨어지는 타자는 15명밖에 없다. OPS도 아메리칸리그 112위, 홈런은 고작 4방이다. 9억36000만달러(약 4964억원)라는 거액을 수령하는 간판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초라한 상황이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올 시즌 저지의 배럴 타구 비율은 작년 27.5%서 올해 12.3%로 급감했다. 스윗스팟에 맞는 비율도 작년 37.1%서 올해 30.8%로 떨어졌다. 하드히트 비율도 작년 64.2%서 올해 52.3%로 줄었다.
심지어 패스트볼 타율이 작년 0.325서 올해 0.204로 많이 떨어졌다. 떨어지는 공도 작년 타율 0.205서 올해 타율 0.167, 오프스피드 구종의 타율도 작년 0.196서 올해 0.143으로 곤두박질 쳤다. 반면 스트라이크 존 외곽의 공을 헛스윙하는 비율은 작년 37%서 올해 41.4%로 상승했다. 여러모로 좋은 수치가 안 보인다.
상황이 심각해 보이는데 애런 분 감독은 저지의 3번 타순 기용을 고수한다. 타순 변화도 없고, 휴식도 주지 않는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뉴욕 언론들 사이에서 큰 비판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양키스도 저지도 크게 곤란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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