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척, 최민우 기자] 삼성 라이온즈 ‘끝판대장’ 오승환(42)이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오승환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 3-0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삼성의 승리를 지켜냈다. 이로써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408세이브를 따내며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 레전드 이와세 히토키가 가지고 있던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을 경신했다.
출루를 허용했지만 실점하지 않은 오승환이다. 9회말 선두타자 최주환을 중견수 플라이, 고영우를 우익수 뜬공을 잡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늘려간 오승환은 김재현에게 좌월 2루타를 맞고 실점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오승환은 변상권에게 삼진을 솎아내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경기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난 오승환은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운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경기 중에는 의식하지 않았다. 다행히 선수들이 3점을 내줬고, 편안한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었다. 원태인이 7이닝을 막아주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며 새 역사 주인공이 된 소감을 전했다.
오랜 시간 동안 이와세의 기록을 뛰어넘고 싶었던 오승환이다. 이미 한미일 500세이브, KBO리그 400세이브 등 수많은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은 탐이 났다. 물론 오승환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뛰었고,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 소속이었다. 이와세는 1999년부터 2019년까지 주니치 드래건즈에서만 뛰었다. 오승환의 기록이 더 빛이 나는 이유다.
오승환은 “(이와세의 기록을 뛰어넘는 건)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목표였다. 사실 기록에 대해 큰 의미를 두는 편은 아니지만,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 야구 역사가 짧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시아 단일 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또 이런 기록이 나오면서 조금 더 한국 야구가 알려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어린 선수들도 이런 목표를 잡고 야구를 하길 바란다”며 뿌듯해 했다.
올 시즌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오승환이다. 그는 FA 이적으로 합류한 임창민, 김재윤 등 특급 불펜 투수들과 시너지 효과도 보고 있다. 오승환은 “불펜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7회 임창민, 8회 김재윤이 나가주면서 안정화 됐다. 그런 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 트레이닝 파트에서 정해준 대로 훈련을 잘 소화했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오승환에게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 신기록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자부심이 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한국 프로야구가 일본보다 역사는 짧다. 그리고 삼성이라는 팀에서만 세이브 기록을 세우게 돼 기쁘다. 나 스스로에게도 칭찬해주고 싶다. 내가 408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나와 함께 뛰어준 삼성 선수들에게 정말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동료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팀이 상승세인 분위기에서 기록을 세우게 돼 기쁘다는 오승환. 지난해 홈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10월 14일 대구 SSG 랜더스전에서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했다. 하지만 마냥 기쁠 수 없었다. 삼성의 성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오승환은 “500세이브 때는 팀 성적이 좋지 않아 많이 아쉬웠다. 올해는 시즌 초반이지만, 밝은 분위기 속에서 기록을 세우게 돼 기쁘다”며 웃었다.
오승환의 올 시즌 목표는 팀 승리를 지켜내는 것이다. 그는 “올해는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 중 블론 세이브를 가장 적게 하는 일이다. 선수들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리드를 내가 잘 지켜내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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