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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53)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조국에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 좌절의 대재앙을 안기면서 대한축구협회를 이끄는 정몽규 회장의 퇴진 목소리가 더욱 커진 가운데 두 사람 간 가상 카카오톡 대화가 온라인에 등장했다. 최근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을 두고 갈등을 빚는 하이브 산하 어도어 민희진 대표 간 카톡 대화를 패러디해 정 회장을 풍자한 것이다.
26일 에펨코리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 회장과 신 감독이 경기 직후 ‘주고받았다는’ 가상 카톡 내용이 캡처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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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먼저 “축하드린다. U23(아시안컵) 결승 진출하셨네요”라고 치하한 뒤 “우리나라는 덕분에 올림픽 탈락했다”고 눈을 흘겼다. ‘결승’은 4강의 오타다.
정 회장은 그러면서 “ㅎㅎ 즐거우세요?”라고 물었고, 신 감독은 “ㅋㅋㅋ”이라고 답했다.
이에 정 회장이 “왜 웃어요? ㅋㅋ. 진짜 궁금한 건데”라고 하자, 신 감독은 “예? 뭐가 궁금하신 건데요”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정 회장이 “아 즐거우시냐고요 ㅎ”라고 재확인하는 것으로 짧은 대화는 마무리된다.
해당 카톡 내용은 하이브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을 둘러싸고정면충돌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하이브 산하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대화를 패러디해 풍자한 것이다.
민 대표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하이브가 주장하는 경영권 침탈 및 배임 혐의 등에 대해 반박하며 방 의장과 나눈 카톡 대화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방 의장은 민 대표가 키운 걸그룹 뉴진스가 빌보드 핫100에 올라가자 까칠하게 “즐거우세요?”, “왜 웃어요? 진짜 궁금한 건데”라고 툭 던졌고, 민 대표는 “네? 뭐가 궁금한 건데요?”라고 되물었다. 이에 방 의장은 “아 즐거우시냐고요”라고 비꼬는 듯한 질문을 반복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26일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전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연장까지 2-2로 비겼다. 이후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배했다.
이번 대회는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하는 대회다. 황선홍호는 4위 안에도 들지 못하게 되면서 올림픽행이 좌절됐다. 10회 연속 진출의 세계 기록도 물거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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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팬들은 이번 사태의 거시적인 책임을 축협 최고 책임자인 정 회장에게 돌리고 있다.
축협 홈페이지에는 파리올림픽 최종예선에 매진해야 할 황 감독을 지난달 A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한 결정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축협에 종종 쓴소리를 해 주목받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SNS)에 “이강인 파동 때 미온적인 대처로 난맥상을 보이더니 사람이 없어서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A대표팀에) 겸임시켜 이 꼴이 됐느냐”며 “(정몽규 회장은) 한국 축구 그만 망치고 나가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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