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인도네시아의 랭킹은 한국보다 111계단 떨어져 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축구사에 전혀 다른 의미로 쓰여질 경기였다.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전. 평소라면 한국이 어려움 없이 이겨내던 매치업이다.
U-23 대표팀 간의 역대 전적은 경기 전까지 한국이 5전 전승으로 앞섰다. 가장 최근 대결이 2018년이라 지금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더라도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분명 실력 차이가 존재했다.
한국이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 발목이 잡혔다. 승부차기 끝에 탈락이라 공식 기록으로는 무승부로 처리될 경기지만 여름에 열릴 파리 올림픽에 나서지 못하는 결과물을 얻었기에 한국 축구사의 최대 참사로 남게 됐다. 반대로 인도네시아는 한국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에 반색하고 있다.
‘CNBC’ 인도네시아판은 승리했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 매체는 “연장까지 2-2로 끝나고 승부차기도 11명이 찼다. 드라마틱한 긴 여정이 필요했던 승리”라며 “U-23 연령대에서 한국을 처음 꺾었다. 그동안 한국에 가장 크게 패했던 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예선 차 서울에서 열린 경기로 0-7 압도적인 점수로 졌었다”고 돌아봤다.
격차가 좁혀졌다. CNBC는 “120분 동안 신태용 감독의 팀은 한국보다 훨씬 뛰어났다. 총 21개의 슈팅을 시도해 8개의 한국을 압도했다. 유효슈팅도 인도네시아가 5개로 2회만 기록한 한국을 앞섰다”며 “놀랍게도 점유율도 인도네시아가 53%로 높았다. 패스 정확도는 539차례 시도해 81%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지표대로 인도네시아는 한국 진영에서 자유롭게 볼을 전달했다. 특히 한국 문전 앞에서는 속도를 높이고 연계 플레이도 순조롭게 주고받으면서 농락했다. 결정력이 좋았으면 2골 이상 넣을 수 있던 전개였다. 한국이 인도네시아의 압박을 풀지 못했고, 후반에는 이영준이 발목을 밟으면서 퇴장까지 당했다. 모든 대목에서 한국의 완패였다.
대등함을 넘어선 경기 내용에 인도네시아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강조하며 선전을 조명했다. 매체는 “2024년 4월 기준 FIFA 랭킹을 보면 한국은 23위, 인도네시아는 134위다. 그런데 이번 경기 만큼은 111계단 차이가 나지 않았다. 우승후보가 아닌 인도네시아가 한두 번의 터치로 공격 패턴을 선보였다”고 기쁨을 표했다.
U-23 아시안컵 4강에 오른 인도네시아는 올림픽과 가까워졌다. 이번 대회에 3.5장의 파리행 티켓이 걸려있다. 상위 3개국이 본선에 직행하고, 4위는 아프리카 대륙과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CNBC는 “인도네시아는 앞으로 1승만 더 하면 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며 “신태용 감독은 처음부터 4강을 목표로 삼았다. 의구심을 품는 팬들이 많았는데 멋진 지도력으로 영광스러운 역사를 기록할 수 있게 됐다”고 한껏 들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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