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다시 한번 안타 행진에 시동을 걸었다. 13경기 연속 출루 행진이다.
이정후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경기에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종전 0.282에서 0.284로 약간 올랐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 샌프란시스코는 5-2로 승리해 시즌 성적 11승13패를 기록했다. 지구 선두 LA 다저스와는 2경기차로 아직은 포기하기 이른 시점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오스틴 슬레이터(우익수)-윌머 플로레스(1루수)-이정후(중견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맷 채프먼(3루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톰 머피(포수)-닉 아메드(유격수)가 선발 출전했다. 선발투수는 우완 키튼 윈이었다.
메츠는 브랜든 니모(좌익수)-스탈링 마르테(우익수)-프란시스코 린도어(유격수)-피트 알론소(1루수)-브렛 배티(3루수)-DJ 스튜어트(지명타자)-제프 맥닐(2루수)-해리슨 베이더(중견수)-오마 나바에스(포수)로 맞섰다. 선발투수는 좌완 호세 퀸타나였다.
이정후는 2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안타 생산을 하지 못하면서 12경기 연속 안타 도전에 실패했다. 2타수 1볼넷 1사구로 12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한 데 만족해야 했다.
이정후는 안타 하나만 더 추가했더라면 한국인 역대 최다 연속 안타 신기록에 도전할 수 있었다. 이정후는 이미 한국인 메이저리거 데뷔 시즌 최장 기간 안타 기록을 쓴 상태였다. 종전 기록은 2015년 강정호(당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2016년 김현수(당시 필라델피아 필리스·현 LG 트위스)가 작성한 10경기였다. 이정후는 이 기록을 11경기로 늘리면서 한국인 역대 연속 안타 신기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역대 최다 연속 안타 기록은 추신수(SSG 랜더스)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보유한 16경기였다. 추신수는 신시내티 레즈 소속이었던 2013년 7월 2일부터 7월 22일까지 16경기 연속 안타를 치면서 이 기간 타율 0.431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텍사스 소속이었던 2015년 5월 1일부터 5월 14일까지 14경기, 클리블랜드와 신시내티를 오간 2012년 9월 20일부터 2013년 4월 1일까지 14경기 연속 안타 기록도 가지고 있다.
김하성은 10년 뒤 추신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하성은 지난해 7월 24일부터 8월 11일까지 역시 1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이 기간 김하성의 타율은 0.414로 뜨거웠고, 샌디에이고에서 수비만 잘하는 선수의 이미지를 벗으면서 확실한 주전 내야수로 발돋움한 발판이 되기도 했다.
역대 3위 기록은 최지만(뉴욕 메츠)이 보유하고 있다. 최지만은 탬파베이 소속이었던 2022년 5월 29일부터 6월 15일까지 13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이정후는 일단 2경기 더 안타를 추가해서 최지만과 어깨를 나란히 한 뒤에 추신수와 김하성의 기록에도 도전할 참이었는데, 이날 안타를 추가로 생산하지 못하면서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게 됐다.
이정후는 1회말 퀴타나와 첫 맞대결에서는 범타로 물러났다. 2사 후 첫 타석에 들어섰는데 볼 2개를 고르면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갔지만, 3구째 싱커에 반응해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2-0으로 앞선 3회말 2번째 타석에서는 안타 생산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플로레스가 볼넷을 골라 걸어나간 상황. 이정후는 1, 2구 싱커를 모두 스트라이크를 지켜보면서 볼카운트 0-2로 몰린 가운데 다음 공 2개를 모두 커트하면서 버텼다. 이어 5구째 슬러브를 걷어올려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시즌 25번째 안타이자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첫 안타였다. 13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 간 순간이기도 했다.
이정후는 1사 1, 2루에서 채프먼이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칠 때 득점해 4-0으로 달아나는 데 기여했다. 좌익수 니모가 한번에 포구를 못하고 담장 앞까지 타구가 굴러간 덕분에 1루주자였던 이정후까지 홈으로 내달릴 수 있었다.
이정후는 4-1로 앞선 5회말 1사 후 3번째 타석에서는 1루수 땅볼에 그쳤다. 볼카운트 1-0에서 몸쪽 싱커를 쳤는데 정타를 만들지 못했다.
이정후는 7회말 1사 후 4번째 타석에서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이정후는 메츠 우완 불펜 션 리드-폴리와 처음 마주했다. 리드-폴리는 스트라이크존에 전혀 공을 넣지 못했고, 이정후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솔레어까지 연달아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리드-폴리를 더더욱 압박했다. 그러나 채프먼이 3루수 땅볼, 콘포토가 삼진에 그치면서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방망이는 전반적으로 뜨거웠다. 2회말 솔레어와 콘포토의 안타, 에스트라다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은 가운데 아메드가 유격수 린도어의 글러브를 맞고 2루 베이스 방향으로 굴절되는 2타점 적시타를 치면서 2-0으로 앞서 나갔다. 리도어가 글러브로 잘 막았지만, 2사 후였기에 샌프란시스코는 2점을 뽑을 수 있었다. 3회말에는 이정후가 안타로 출루한 활약 속에 2점을 더 뽑아 4-0으로 달아났다.
순항하던 윈은 5회초 거포 알론소에게 일격을 당했다. 알론소는 윈의 스플리터를 걷어 올려 왼쪽 담장을 넘겨 4-1로 추격했다. 알론소의 시즌 7호포.
그러자 6회말 콘포토가 홈런으로 맞불을 놨다. 선두타자로 나선 콘포토는 퀸타나의 초구 커브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5-1로 거리를 벌리는 시즌 5호포였다.
샌프란시스코는 9회초 등판한 카밀로 도발이 폭투를 저지르며 흔들린 탓에 5-2로 쫓기긴 했으나 승기를 내주진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선발투수 윈은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2승(3패)째를 챙겼다. 메츠 선발투수 퀸타나는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5실점에 그쳐 시즌 2패(1승)째를 떠안았다.
메츠는 22일 다저스전에서 0-10으로 완패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2연패에 빠지면서 시즌 성적 12승10패를 기록했다. 메츠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3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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