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실리와 결과를 모두 챙긴 황선홍호다. 선수단 이원화로 체력 비축과 더불어 심판 판정에 도움을 받는 카타르까지 피했다. 인도네시아가 신태용 감독을 앞세운 지략으로 쉬운 팀은 아니지만, 선수단을 골고루 활용하며 언제라도 준비 가능한 팀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23 U-23 아시안컵 겸 파리 하계 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김민우(뒤셀도르프)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3전 전승, 승점 9점을 기록한 한국은 1위로 8강에 올랐다. A조 2위 인도네시아와 오는 26일 4강 진출을 놓고 격돌하게 됐다. ‘여우’ 신태용 감독이 한일전을 관전하며 마련할 지략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된다.
황 감독은 한일전이 주는 무게감을 알면서도 명분에 집착하지 않고 철저하게 실리로 무장했다. 동반 8강행을 확정했고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순항하면 결승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지난 아랍에미리트(UAE), 중국전과 비교해 8명이 처음으로 선발로 나섰다. 8강을 일찌감치 확정한 상태에서 A조에서 누구를 만날 것인가가 더 중요했던 경기였다. 한일전이라는 특수성을 알고 있지만, 실리를 먼저 택한 황 감독이다. 일본과는 결승이나 3, 4위전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무리를 할 필요가 없었다.
수비에서는 서명관(부천FC 1995)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졌고 변준수(광주FC)는 경고 세탁을 위해 중국전에서 받으면서 누적, 일본전에 나서지 못했다. 황 감독의 선택은 중앙 미드필더 이강희(경남FC)를 중심으로 스리백을 가동했다. 이강희의 신장이 189cm로 높이 대응이 가능했고 조현택(김천 상무)와 이재원(천안시티FC)이 좌우에서 스피드로 보조했다.
일본도 대거 선수 교체로 한국을 상대해 서로에 대한 파악이 더 어려웠지만, 스리백 중심으로 공격에서는 3-5-1, 수비에서는 5-4-1로 움직였던 대표팀이다. 후반에도 잘 견뎌냈고 30분 세트피스, 코너킥에서 이태석(FC서울)이 올린 킥을 김민우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한 골 차 승리를 끝까지 지킨 대표팀이다. 이를 통해 변준수는 뛰지 않으며 체력을 확실하게 아꼈다. 골키퍼 백종범(FC서울)도 선방을 보여주며 김정훈(전북 현대) 못지않은 능력이 있음을 알려줬다.
무엇보다 3골을 넣은 최전방 190cm 장신 공격수 이영준(김천 상무)을 아낀 것은 고무적이다. 이영준은 이날 출전하지 않았다. 대신 정상빈(미네소타)이 버텨줬고 강성진(FC서울) 등이 나서 남은 시간을 잘 버텨줬다. 이영준과 더불어 안재준(부천FC 1995)도 향후 이어질 경기에서 상당한 체력을 소진해야 하는 여건에서 조금은 여유를 갖고 뛸 수 있게 됐다.
선수단 이원화를 통해 누구든 나서도 잘 뛸 수 있다는 심리적 무장은 중요했고 이를 성공한 황선홍호다. 인도네시아의 신 감독은 누구보다 한국을 잘 알고 선수들의 동기부여도 탁월하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는 대표팀에 일본을 넘으면서 충분히 다음에 만나는 상대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대표팀이다. 이영준, 안재준 등은 인도네시아 수비를 흔들며 골을 넣을 준비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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