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바이에른 뮌헨 역사상 최악의 감독이라고 평가받았던 토마스 투헬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접촉했다.
독일 매체 키커는 22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 수뇌부는 여전히 여름에 투헬 감독과 헤어지는 것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믿고 있다”며 “투헬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첫 접촉을 가졌다”고 전했다.
이어 “새로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주인 짐 랫클리프는 투헬 감독의 열렬한 팬”이라며 “에릭 텐하흐 감독을 해고할 경우 여름에 투헬 감독에게 잠재적인 이적을 제안하기 위해 문의했다”고 덧붙였다.
바이에른 뮌헨 구단은 지난 2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5년 6월까지 투헬 감독과 함께하기로 한 업무를 오는 6월에 끝내기로 결정했다”라며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CEO와 투헬 감독이 논의한 결과다”라고 발표했다.
드레센 CEO는 “논의를 통해 올여름 업무 관계를 끝내기로 했다. 우리의 목표는 2024-25시즌 새로운 사령탑과 함께 새로운 방향을 추구하는 것이다”라며 “그때까지 클럽의 모든 사람들은 챔피언스리그와 분데스리가에서 최대치를 달성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투헬 감독은 지난해 3월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 후임으로 바이에른 뮌헨 지휘봉을 잡았다. 뮌헨과 계약 기간은 2025년 6월까지였다.
투헬 감독은 2019-2020시즌 PSG의 사상 첫 UCL 결승 진출과 준우승을 이끌었고, 2021년 1월부터 맡은 첼시에선 2020-2021시즌 UCL, 2021 UEFA 슈퍼컵, 2021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 등을 이루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며 바이에른 뮌헨에 부임했다.
투헬 감독은 부임한 자리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건넨 제안을 바로 받아 들였다. 바이에른 뮌헨의 DNA는 오로지 승리하는 것이다”라며, “뮌헨과 계약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영광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바이에른 뮌헨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우승을 할 수 있는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다. 잉글래드와 프랑스 파리에 있었을 때 그들은 뮌헨을 매우 뛰어나게 평가했다. 우리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할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지난 시즌 최종전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골 득실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도르트문트에 승점 2점 뒤진 채 34라운드에 돌입했는데 바이에른 뮌헨이 FC쾰른을 2-1로 이긴 반면 도르트문트가 마인츠와 2-2로 비기면서 극적으로 승점 동률을 이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DFB 포칼에서 조기 탈락을 체면을 구겼던 바이에른 뮌헨은 가까스로 무관 위기를 넘겼다.
급하게 부임한 투헬 감독이 11시즌 연속 정상을 지켜 내자 바이에른 뮌헨은 투헬 감독에게 이번 시즌 더욱 큰 힘을 실어줬다. 세계 최고 수비수로 떠오른 김민재와 이견 없는 세계 최고 공격수 해리 케인을 이번 시즌을 앞두고 품었다. 두 선수가 합류한 바이에른 뮌헨은 단번에 지난 시즌 빅이어를 들어올린 맨체스터시티를 위협할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투헬 감독과 함께 트레블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투자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엔 무관이 코앞이다. 지난 11일 바이어 레버쿠젠과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1라운드가 치명적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바이에른 뮌헨은 승점 50점으로 레버쿠젠을 승점 2점 차이로 추격 중이었다. 우승 레이스 판세를 가릴 수 있는 ‘승점 6점짜리’ 경기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결국 바이어 레버쿠젠은 지난 29라운드에서 베르더 브레멘에 5-0 대승을 거두고 창단 120년 만에 분데스리가 정상에 섰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해 11월 포칼컵 2라운드에서 FC자르브뤼켄(3부) 팀에 충격적인 1-2 패배를 당해 조기에 탈락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면 이번 시즌을 무관으로 마무리한다.
심지어 내홍까지 있었다. 보훔과 경기를 앞두고 경기를 앞두고 투헬 감독과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의 갈등이 전해지면서 파장이 일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지난 2월 보도에서 “바이어 레버쿠젠과 경기가 끝나고 투헬 감독은 드레싱 룸에서 선수들에게 ‘너희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너희들의 수준에 적응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스카이스포츠 독일 진행자 리카르도 바실레는 바이에른 뮌헨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같이 말했다.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마르셀 레이프는 투헬 감독의 ‘드레싱룸 폭언’에 대해 “승점 5점 차로 리그에서 선두를 달리고 컵 대회에서 준결승에 진출해 있고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다면 경기에서 잘못됐다고 감독이 발차기하고 소리를 질러도 (선수들은) 감수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팀보다 우선시하고, 자신과 팀 사이에 큰 격차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투헬 감독을 비판했다.
투헬 감독이 경질된 것에 대해 독일 NTV는 “투헬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이후 바이에른 뮌헨 최악의 감독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투헬 감독은 챔피언스리그에서 선전으로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을 바꾸고 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전에서 나폴리, 8강전에서 아스날을 제치고 4강에 올랐다. 특히 아스날과 8강 2차전에선 풀백 두 명을 동시에 왼쪽 측면에 배치해 부카요 사카를 봉쇄한 용병술은 ‘전술 천재’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바이에른 뮌헨이 새 감독 찾기에 난항을 겪자 투헬 감독에게 잔류를 제안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이유다.
키커는 “하지만 투헬은 자신에 미래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남은 시즌 동안 바이에른 뮌헨에 온전히 집중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텐하흐 감독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 부임 2년 차를 맞이한 텐하흐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수 개월째 경질설에 시달리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텐하흐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것이란는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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