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목동, 최민우 기자] ‘우승후보’ 덕수고가 대회 2연패 도전을 어어 간다. 하지만 원투펀치는 나설 수 없다. 사실상 차포를 떼고 가장 치열한 경기가 펼쳐지는 결승전에 나가야 하는 실정이다.
덕수고는 20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경남고와 맞붙은 4강전에서 6-3으로 이겼다. 결승 진출에 성공한 덕수고는 이 대회 2연패를 노린다. 덕수고는 오는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또 다른 우승후보 전주고와 맞닥뜨린다.
이날 좌완 최대어로 꼽히는 정현우의 역투가 돋보였다. 정현우는 5⅔이닝 동안 1피안타 1피홈런 2사사구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82개의 공을 던진 정현우에게는 유소년 보호 및 부상 방지 제도에 따른 의무 휴식일 3일이 주어졌다. 결승전에는 나설 수 없다는 의미다.
타선에서는 우정안의 활약이 빛났다. 클러치 상황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이날 우정안은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 2도루를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직전 경기였던 경동고전에서 투수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4사사구 9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던 김태형은 경남고전에서는 타자로 출전했다. 투구 수 104개를 기록한 탓에 투수로는 나설 수 없었다. 대신 지명타자로 나선 김태형은 4타수 1안타 1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승리하기까지 정말 쉽지 않았다. 덕수고는 경남고에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 있지만, 경기 내내 끌려 다녔다. 오히려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다. 2회 선발 투수 임지성이 2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경남고 마운드 공략에 애를 먹었던 덕수고. 일단 4회 1점을 따라 붙었다. 배승수의 좌전 안타, 엄준상의 희생번트로 만들어진 2사 2루 때 김태형이 1타점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그리고 6회 2사 2루 때 우정안이 동적 적시타를 날려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팽팽했던 경기는 8회 덕수고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1사 1,2루 때 우정안이 좌월 2루타를 쳤다. 그 사이 누상에 있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고, 덕수고가 이날 경기 처음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계속된 공격에서 2사 1,3루 찬스를 잡은 덕수고는 박민석의 1타점 우전 안타, 정민서의 1타점 좌전 안타로 리드에 무게를 더했다.
4회 1사 1루 때 마운드에 오른 정현우는 계속해서 무실점 피칭을 이어왔다. 하지만 9회 선두타자 강도현에게 좌월 솔로포를 헌납했다. 그래도 추가 실점 없이 남은 아웃카운트를 모두 잡아내며 덕수고의 승리를 지켜냈다.
결승 진출에 성공했지만, 덕수고는 원투펀치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정현우와 김태형 모두 결승 무대에 설 수 없다. 의무 휴식일 때문에 등판이 불가능하다. 이들 대신 유희동, 김영빈, 고서준, 이지승 등으로 경기를 풀어가야 하는 덕수고다.
경기를 마친 후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정현우는 “결승전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내가 정윤진 감독님께 ‘경기를 책임지고 싶다’고 먼저 말했다. 오늘 졌다면 다음 경기는 치러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일단 준결승전에 모든 걸 쏟아 붓자는 생각만 했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동료들의 활약에 기대감도 드러냈다. 정현우는 “우리 학교에는 실력 좋은 다른 투수들도 있다. 친구들과 후배들이 해결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결승전에 나설 수 없지만, 주장이기도 한 정현우는 더그아웃에서 응원단장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정현우는 “팀원들 모두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끈끈하게 뭉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너무 고맙고 감동적이었다. 남은 경기에서도 원팀으로 뭉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나도 열심히 응원하겠다”며 팀원들을 격려했다.
덕수고는 2023년 대회에서도 SSG 랜더스필드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원투펀치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지만, 타선이 폭발한다면 2연패에 성공할 수도 있다. 과연 덕수고가 이번에도 정상에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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