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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이번엔 선발로 돌아온다…”다이어에게 휴식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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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재.
▲ 김민재.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다시 센터백 선발로 뛸 수 있다. 다만 주전 경쟁에 파란불이 켜진 건 아니다.

바이에른 무니헨은 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1시 30분 독일 베를린 슈타디온 안 데어 알텐 푀르스테라이에서 우니온 베를린과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원정 30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이미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은 바이어 04 레버쿠젠으로 확정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12시즌 연속 우승은 좌절됐다.

컵대회에서도 조기 탈락한 바이에른 뮌헨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우승컵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이제 독일 분데스리가에선 주전들에게 휴식을 주려 한다. 

독일 현지 예측은 이날 경기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로테이션을 돌릴 거라 내다본다.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선발이다. 다이어, 마티아스 더 리흐트에겐 쉴 시간을 준다는 예상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18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아스날과 2023-24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조슈아 키미히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기고 1, 2차전 합계 3-2로 4강에 진출했다.

이날 경기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기대 득점 1.33점을 기록한 반면 아스날은 0.39점에 그쳤다. 바이에른 뮌헨은 아스날을 상대로 이렇다 할 위기가 없었다.

현지에선 바이에른 뮌헨이 아스날 윙어 부카요 사카를 봉쇄한 것을 주목했다.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아스날 공격 핵심인 사카는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기회 창출도 크로스도, 심지어 드리블도 없었다.

‘더 선’은 “투헬 감독이 깜짝 놀랄 전술 계획으로 사카를 봉쇄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투헬 감독은 마즈라위와 게레이로 두 선수를 한꺼번에 선발로 내세웠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가 주 포지션인 마즈라위가 왼쪽 측면 수비수로, 게레이로는 조금 높은 위치에 배치됐다.

이 결정은 성공적이었다. 두 선수는 함께 왼쪽 측면을 책임지며 사카를 철저하게 봉쇄했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30분 마즈라위가 부상으로 빠지자 투헬 감독은 중앙 수비수인 김민재를 왼쪽 측면 수비수로 투입했다.

김민재는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로 사카를 막아세웠다. 특유의 커트 능력으로 사카를 향한 패스를 차단했으며 영리한 수비로 사카를 오프사이드 트랩에 빠뜨리기도 했다. 후반 추가 시간 사카를 막다가 반칙을 저질렀지만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팬들은 투헬 감독의 전술 변화에 칭찬 일색이다. 한 팬은 “투헬 감독이 전술로 사카를 경기에서 제외시켰다”고 치켜세웠다. 다른 팬은 “사카가 데이비스를 상대로 펼친 경기력을 보고 투헬 감독은 측면 수비수 두 명을 사카에게 배치하기로 했다. 마즈라위는 정말 잘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팬은 “투헬 감독은 최고다. 사카를 조용하게 했고 아스날을 침묵하게 했다”고 칭찬했다.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어 레버쿠젠에 우승을 내주며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투헬 감독이지만 그를 수식하는 말은 ‘전술 천재’다. 전술 이론 측면에선 독일 내에서도 첫 손가락으로 꼽힐 정도. 독일 축구협회(DFB)가 주관하는 지도자 A 자격증 이론 시험에서 가장 먼저 만점을 받았으며 감독 커리어 내내 다양하고 전술을 만들어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등 수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사카를 막기 위해 측면 수비수 두 명을 한꺼번에 기용한 이날 경기처럼 변칙적인 전술로 ‘전술계의 카멜레온(Taktik-Chamäleon)’이라는 수식어를 받기도 했다.

한 팬은 “오늘 투헬 감독은 전술적 측면에서 마스터 클래스였다. 왼쪽에 풀백 두 명을 선발시켜 사카를 봉쇄해냈다. 75분 동안 사카가 기록한 것은 터치 32회와 패스 19회가 전부였다”고 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투헬 감독을 해고하기로 결정한 바이에른 뮌헨 수뵈부들도 이날 경기에서 투헬 감독이 보여준 경기력에 감명받았다.

바이에른 뮌헨 헤르베르트 하이너 회장은 “전술적 걸작이었다”며 ‘마즈라위와 게레이로를 함께 이용한 것은 완벽하게 들어맞았다”고 기뻐했다. 막스 에벨 스포츠 디렉터도 “영리하게 해냈다”고 투헬 감독을 치켜세웠다.

파리생제르맹(PSG)과 첼시 시절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해냈던 투헬 감독은 이번 성과로 다른 세 구단을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이끈 네 번째 감독이 됐다. 투헬 감독에 앞서 카를로 안첼로티, 주제 무리뉴, 펩 과르디올라까지 세계적인 명장 단 세 명이 만들고 있었던 그룹에 투헬 감독의 이름이 올라간 것이다.

투헬 감독은 이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이 말을 듣고 싶지 않을지 모르지만 나에게 아스날은 매우 좋은 팀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아스날 경기를 보면 실점하지 않고 골을 넣는 공격 축구의 일관성과 보는 재미, 경기마다 배울 점가 있었고 또 매우 유동적이고 인상적인 동시에 승점을 쌓는 축구를 볼 수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나에게 그들은 엘리트 팀이다. 아마도 이런 경기에서 아스날이 놓친 것은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에서 경험이 우리보다 적다는 것이다. 너무 너무 빽빽했다. 아스날은 빽빽한 일정을 갖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이번 경기로 그들을 판단하지 않겠다고 했다.

계속해서 “하지만 내 생각에 아스날은 엘리트 팀이다. 우리의 성적이나 업적을 높이기 위해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이다. 그들은 최고의 팀이다”고 강조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투헬 감독과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을 해지하기로 지난 2월 결정했다. 이 자리에서 투헬 감독은 “우리는 이번 시즌이 끝난 후 (계약을) 끝내기로 합의했다”며 “그때까지 나와 코칭스태프는 바이에른 뮌헨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즌 후반기 김민재의 입지는 초라해졌다. 불과 몇 달 만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시즌 초중반만 해도 바이에른 뮌헨의 붙박이 주전 센터백 수비수였다. 혹사 논란이 일 정도로 출전 시간이 과도하게 많았다.

하지만 지난 겨울 다이어가 임대로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하고, 김민재가 아시안컵 출전 차 빠지게 되며 상황이 달라졌다. 김민재의 자리를 다이어가 꿰찼다. 시즌 후반기 선발보다는 교체, 또는 아예 출전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은 김민재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최고의 수비수로 군림했다. 나폴리 첫 시즌에 모든 대회 45경기에 나서 2골과 2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33년 만에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재는 시즌이 끝난 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다. 시즌 초중반까지는 핵심 멤버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다녀온 사이, 토트넘에서 자리를 잃은 다이어가 합류했다. 투헬 감독은 다이어에게 흠뻑 빠졌고 결국 김민재 자리는 사라졌다.

지금 김민재의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이번 시즌 내에 눈에 띄는 반전을 만들어내긴 어려워 보인다. 시즌이 막바지로 향해 가는 시점에서 투헬 감독의 마음을 돌리기가 쉽지 않다.

이적설까지 나돈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 빌트’는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해 여름 김민재 영입에 이적료 5000만 유로(약 730억 원)를 지불했다. 하지만 그에 비하면 경기력이 저조하다”며 “투헬 감독은 자신의 경기 계획에서 김민재가 문제라고 생각했다. 한동안 벤치에 앉힌 뒤 하이덴하임전에 선발로 내보냈으나 3실점 중 2실점에 관여했다. 전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방출설까지 제기했다. 이 매체는 “김민재 미래에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올시즌이 끝나고 김민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바이에른 뮌헨이 한 시즌 만에 김민재를 다시 매각하는 건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라고 짚었다.

예상하지 못한 전개다. 그동안은 김민재가 에릭 다이어와 주전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투헬 감독을 비롯한 바이에른 뮌헨 내부에서 김민재를 향한 신뢰는 바닥을 향해 있었다.

시즌 후반기 김민재는 뮌헨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상황이다. 투헬 뮌헨 감독은 선발에 변화를 줬다. 사실상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레버쿠젠에 내준 상황. 11년 연속 우승 팀 뮌헨 자존심에 큰 상처가 남았다. 컵 대회에선 조기 탈락했다.

이 여파로 투헬 감독은 이번 시즌 종료 후 뮌헨을 떠난다. 경질된 것이다.

투헬 감독은 반등이 필요하다고 보고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희생양은 김민재였다.

시즌 초중반만 해도 김민재는 투헬 감독 축구의 핵심 중 핵심이었다. 다른 주전들은 로테이션으로 체력을 아껴주면서도 김민재는 거의 매경기 풀타임 뛰었다.

그만큼 김민재 의존도가 높았다. 전반적인 공격 라인을 크게 올린 뮌헨에서 수비 범위가 넓은 ‘괴물 수비수’ 김민재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빠른 스피드로 공격에 가담하면서도 어느새 수비수로 복귀했다. 정확한 패스는 덤이었다.

하지만 시즌 후반기 전술에 변화를 주면서 운동능력이 뛰어난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조합보다 그라운드 내 소통을 중요시 하는 에릭 다이어, 마티아스 더 리흐트 듀오에게 신뢰를 줬다. 실력이 아닌 전술 변화의 따른 선택으로 알려졌다.

투헬 감독은 “다이어와 더 리흐트 사이에 호흡이 매우 좋다. 다른 수비 포지션 선수들과의 합도 뛰어난 편이다. 굳이 이들을 선발에서 내칠 이유가 없다”며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도 실력만 놓고 보면 충분히 선발로 뛸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잘나가는 조합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건 잘 알고 있다. 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슈투트가르트와 같은 다른 경기에서 얼마나 좋은 활약을 했는지 기억한다”며 “실력은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우파메카노가 부상으로 어려운 경기를 치르면서 변화를 주게 됐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다 뒤집어버리는 독일 현지 보도가 나왔다. 사실은 투헬 감독이 김민재 기량에 만족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시즌이 끝나고 이적이 일어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김민재는 튀르키예(터키) 팀 페네르바체에 입성한 이후 꾸준히 유럽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나폴리에서 33년 만에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에 기여했고, 이 활약을 바탕으로 이탈리아 올해의 수비수와 발롱도르 후보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여름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한 이후 전반기 동안 활약이 좋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에 오를 정도였다.

김민재의 실력 자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투헬 감독은 올 시즌이 끝나면 바이에른 뮌헨을 떠난다. 시즌 종료 후 김민재의 팀 내 입지는 다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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