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항상 기다려왔던 순간이다.”
한화 이글스는 시즌 초반과 같은 기세는 아니다. 투타가 숨을 고르면서 순위도 내려왔고, 경기력에도 조금씩 민낯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예년처럼 최하위권으로 고꾸라질 전력은 절대 아니라는 평가다. 각 파트별 필승공식이 생겼고, 뎁스라는 말이 통하기 시작했다.
최근 숨을 고르는 과정에서 몇몇 주축이 부상으로 빠졌다. 주장 채은성과 올 시즌 부활의 기미를 보인 유격수 하주석이 대표적이다. 마운드에 류현진이 있다면, 타선에선 또 다른 베테랑 안치홍이 선수들을 잘 이끈다.
그러나 내야에 구멍이 생긴 건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가는 ‘멀티 백업’이 눈에 띄는 건 한화로선 고무적인 일이다. 예전엔 주축이 부상하면 그대로 팀이 고꾸라졌지만, 이젠 아니다. 야구 팬들에게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 출신으로 유명한 황영묵(25)이 그 주인공이다.
황영묵은 1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8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생애 첫 선발출전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안정감 있는 수비는 물론이고, 타격에서도 4타수 1안타 1득점했다. 그리고 17일 창원 NC전서는 7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황영묵은 17일 경기서 류현진을 패전 위기서 구해내는 한 방을 터트렸다. 2-3으로 뒤진 8회초 2사 2루서 NC 파이어볼러 한재승의 150km 포심을 공략해 1타점 동점 중전적시타를 날렸다. 심지어 바깥쪽 보더라인으로 들어가는 공이었다. 실투가 아니었다.
황영묵은 최강야구서 타격보다 안정감 있는 수비가 돋보였다. 한화도 당연히 그걸 기대하고 기용한다. 그러나 타격에서 기대이상이다. 표본이 적긴 하지만, 6경기서 11타수 5안타 타율 0.455 1타점 3득점 OPS 1.091이다.
황영묵이 유격수와 2루수를 오가고, 안치홍도 여전히 지명타자와 1루수로도 나간다. 문현빈도 있다. 하주석과 채은성의 무게감은 분명히 있지만, 한화는 공수에서 나름대로 공백을 잘 메워나간다. 선수가 빠졌을 때 새로운 희망이 보이는 건, 확실히 예전 한화 야구와 달라진 점이다.
황영묵은 “항상 기다려왔던 순간이었는데 그게 현실로 다가와 기쁘다. 설레는 마음이었고 긴장도 됐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섰다. 내가 결승타를 치거나 잘 한 건 아니지만 뭔가 분위기를 바꾼 것 같아 기분 좋다.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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