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무대를 밟는 한국인 선수가 5명으로 늘었다. 그것도 이번 시즌 2명이 연달아 탄생하는 쾌거가 일어났다.
17일과 18일(한국시간) 양일에 걸쳐 열린 2023-24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통해 준결승 진출 4개 팀이 결정됐다. 대회 2연패를 노렸던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가 고배를 마신 가운데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이상 독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이 4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 중에 한국인 2명이 자랑스럽게 포함됐다. 파리 생제르맹의 이강인은 이적 첫 시즌 만에 모든 걸 손에 넣을 수 있는 쾌조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바르셀로나를 상대한 원정 2차전에서 교체로 들어가 13분여 활약하며 4-1 대승에 힘을 보탰다. 1차전 홈경기에서는 선발로 뛰었던 만큼 파리 생제르맹의 4강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총 8경기를 뛰며 1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조별리그 AC밀란(이탈리아)을 상대로 골맛을 봤고, 16강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 원정에서 킬리안 음바페의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바르셀로나와 만난 8강에서도 두 경기 모두 뛰면서 준결승에서도 변함없이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파리 생제르맹의 순항과 함께 이강인은 모든 걸 품에 넣는 도전을 이어간다. 올해 초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에서 맹활약하며 최우수 선수(MOM)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이강인은 정규리그인 리그앙에서도 압도적인 선두로 정상 등극이 유력하다. 여기에 프랑스 FA컵인 쿠프 드 프랑스에서도 결승에 올라 있다. 챔피언스리그도 4강까지 생존해 다관왕 가능성을 높인다.
김민재도 이강인의 뒤를 이었다. 아스널(잉글랜드)을 상대한 바이에른 뮌헨은 1차전 무승부에 이어 홈에서 열린 2차전을 1-0으로 이겨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첫 번째 경기에 결장했던 김민재는 이날 후반에 들어가 무실점 승리를 견인했다.
흥미로운 건 포지션이었다. 최근 들어 센터백 경쟁에서 에릭 다이어, 마티아스 더 리흐트에게 밀린 김민재는 이날 레프트백으로 뛰었다. 후반 31분 누사이르 마즈라위를 대신해 들어가 왼쪽 수비수로 아스널의 장점인 측면 공격을 차단했다. 김민재 특유의 스피드와 파워, 대인 마크 능력을 활용한 토마스 투헬 감독의 변화였다.
김민재가 주 포지션이 중앙 수비수로 뛰지 못한 건 아쉽지만 주전 경쟁에 밀려 출전 시간이 줄어드는 것에 비해서는 왼쪽 수비수 가능성을 보여준 건 고무적이다. 4강에서 만날 레알 마드리드도 공격수들의 스피드가 워낙 좋아 김민재의 보직 변경 실험이 계속 될 수 있다.
이강인에 이어 김민재도 챔피언스리그 4강 무대를 밟게 되면서 이제 한국 축구는 총 5명의 꿈의 무대 준결승 진출자를 탄생시켰다. 한국 축구의 전설인 박지성과 이영표가 2004-05시즌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 당시 AC밀란을 상대로 박지성이 골을 터뜨리고, 이영표도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놀라운 힘을 발휘했지만 아쉽게도 결승 무대에 오르지는 못했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뒤에도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을 다수 누볐고, 아인트호벤에서는 실패했던 결승전 출전도 이뤄냈다.
이들의 바통을 이은 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다. 2018-19시즌 토트넘의 놀라운 도장 깨기에 손흥민은 대단한 힘을 발휘했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한 8강에서 두 경기 모두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후 결승까지 진출해 우승을 노렸으나 아쉽게도 리버풀에 막혔다.
이제 시대 흐름은 김민재와 이강인을 가리킨다. 둘은 이번 시즌 이적하자마자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성과를 내면서 19년 만에 코리안리거 2명이 준결승 무대를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김민재와 이강인이 맞붙으려면 나란히 결승에 올라야 한다. 바이에른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를, 파리 생제르맹은 도르트문트를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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