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운이 따르지 않았다. 김하성(29·샌디에이고)이 7경기 연속 출루를 이어 갔으나 한 차례 아쉬운 병살타가 있었고, 팀도 아쉽게 졌다. 하루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치고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하성은 18일(한국시간)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경기에 선발 5번 유격수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종전 0.225에서 0.227로 소폭 올랐지만 출루율은 0.341에서 0.337로 조금 떨어졌고, 시즌 장타율도 0.451에서 0.440으로 깎였다. 시즌 OPS(출루율+장타율)에서도 0.777로 소폭 하락했다. 샌디에이고도 0-1로 져 이래나 저래나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안타 하나를 쳐 7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 갔다. 김하성은 4월 11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것에 이어 4월 13일 LA 다저스전에서는 5타수 1안타, 4월 14일 LA 다저스전에서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어 4월 15일 다저스전에서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4볼넷 경기를 하더니 4월 16일 밀워키전에서 3타수 1안타 2볼넷, 4월 17일 밀워키전에서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출루율을 가파르게 끌어올리고 있었다.
최근 흐름이 좋았던 가운데 샌디에이고는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잭슨 메릴(중견수)-타일러 웨이드(3루수)-매튜 배튼(1루수)-카일 히가시오카(포수)가 선발 출전했다. 선발 투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후안 소토를 내준 대가로 얻은 마이클 킹이 나갔다.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연속 결장한 가운데 타격감이 좋은 프로파와 김하성을 각각 3·5번 타순에 배치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이에 맞서는 밀워키는 브라이스 윌슨을 선발로 투입했다. 전형적인 선발이라기보다는 첫 번째 투수에 가까웠다. 윌슨은 2021년과 2022년까지만 해도 선발로 뛰던 선수였으나 밀워키 이적 후에는 불펜으로만 나갔다. 지난해 53경기 출전이 모두 불펜 출전이었다. 전형적인 오프너도 아니고, 2~3이닝 정도를 막을 투수로 낙점됐다.
선발 매치업에서 샌디에이고의 우위가 점쳐졌고, 실제 킹은 역투를 거듭하며 경기 초반을 무난하게 풀어나갔다. 몇 차례 볼넷이 있었을 뿐 피안타를 억제하며 6회까지는 거의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수많은 삼진을 잡아내며 분전했다. 그런데 정작 샌디에이고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예상치 못했던 선발인 탓인지 주축 타자들이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애써 잡은 몇 차례 기회도 날아갔다.
2회까지 한 번도 출루하지 못한 샌디에이고는 3회 2사 후에나 카일 히가시오카의 2루타로 이날 첫 득점권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잰더 보가츠가 범타로 물러나며 선취점에 실패했다. 김하성도 2회 첫 타석에서 아쉬운 유격수 뜬공에 그쳤다. 1B의 카운트에서 2구째 가운데 들어온 커터에 방망이가 나갔지만 정확하게 맞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0-0으로 맞선 4회 기회를 잡았다. 1사 후 주릭슨 프로파가 볼넷을 골랐다. 매니 마차도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김하성이 뒤에 버티고 있었다. 김하성은 2B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뒤 3구째 윌슨의 커터를 정확하게 받아쳐 좌전 안타를 날렸다. 타구 속도 102.5마일의 잘 맞은 타구였다.
2사 1,2루 상황에서 밀워키가 브라이언 허드슨으로 투수를 교체했고, 이 투수 교체가 적중했다. 허드슨은 잭슨 메릴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급한 불을 껐다. 샌디에이고는 0-0으로 맞선 6회 1사 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볼넷을 골랐지만 이번에는 팀 내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주릭슨 프로파가 병살타를 치며 땅을 쳤다.
7회에는 김하성도 병살타가 나왔다. 0-0으로 맞선 상황에서 선두 매니 마차도가 잘 맞은 우중간 안타를 치고 나갔다. 김하성에게 번트 사인은 없었고, 김하성은 페구에로를 상대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김하성은 2구째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방망이가 나왔다. 엉거주춤하게 타격을 해 애당초 안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타구였다. 그런데 병살을 막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불운이 찾아왔다.
타구 속도가 67.2마일로 느린 편이라 김하성의 평소 주력이라면 1루에서 살 수도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김하성이 1루로 뛰어가는 첫 스타트에서 미끄러졌고, 이 때문에 결국 병살타가 완성되며 샌디에이고의 공격 흐름이 끊겼다.
이후 잭슨 메릴의 3루타가 터져 나왔다는 것을 고려하면 샌디에이고가 선취점을 낼 기회가 불운으로 날아간 셈이 됐다. 메릴의 3루타는 충분히 김하성이 홈으로 들어올 만한 타구였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는 2사 3루에서 타일러 웨이드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또 선취점 기회를 놓쳤다.
앞서 나갈 기회는 또 있었다. 8회 선두 타자로 나선 매튜 배튼이 중견수 방면 3루타를 치며 단번에 홈 앞까지 간 것이다. 그러나 카일 히가시오카가 2루수 뜬공, 잰더 보가츠가 헛스윙 삼진, 그리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까지 1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또 득점에 실패했다.
그러자 밀워키는 0-0으로 맞선 8회 1사 후 브라이스 투랑의 안타에 이은 도루로 1사 2루 득점권 기회를 잡았고, 2사 후 선발 마이클 킹을 구원하기 위해 나선 완디 페랄타를 상대로 블레이크 퍼킨스가 극적인 좌전 적시타를 치며 드디어 0의 균형을 깼다. 김하성은 0-1로 뒤진 9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타석에 임했으나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수비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며 이날 마지막 타자가 됐다.
샌디에이고 선발 마이클 킹은 7⅔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하고도 승리투수는커녕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믿었던 완디 페랄타가 득점권 상황을 정리하지 못했다. 타선은 1~3번 선수들이 모두 무득점에 그친 가운데 매니 마차도, 김하성, 잭슨 메릴, 매튜 배튼, 카일 히가시오카가 안타 하나씩을 쳤으나 득점권에서 6타수 무안타의 빈공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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