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손흥민(32)이 옛 파트너 해리 케인을 떠올렸다.
손흥민은 최근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케인과 함께했던 것은 영광이었다”며 “그가 떠났을 땐 슬펐다”고 털어놓았다.
손흥민은 “나와 케인은 서로 달랐다”며 “거의 10년 동안 함께 했는데 매우 특별한 연결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와 함께한 것은 나에게 엄청난 영광이었다. 그는 세계 최고 선수 중 한 명이다. 그가 떠났을 땐 정말 슬펐다. 하지만 그에겐 좋은 이적이었다”고 돌아봤다.
손흥민과 케인은 2015년 손흥민이 바이어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으면서 만났다. 케인은 토트넘 유스 출신으로 임대로 기량을 쌓은 뒤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토트넘 1군에서 뛰었다.
2015년 인연을 맺은 손흥민과 케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단짝으로 떠올랐다. 둘은 프리미어리그에서만 47골(손흥민 24골, 케인 23골)을 합작하면서 첼시에서 호흡을 맞췄던 디디에 드로그바와 프랭크 램파드가 갖고 있던 최다 합작골 기록(36골)을 훌쩍 뛰어넘었다. 영국 BBC는 “두 선수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고의 골잡이 듀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케인이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두 선수는 갈라섰다. 우승을 향한 열망을 내비치며 토트넘 유니폼을 벗은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 입단 기자회견에서 “모든 사람들이 기록과 시어러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내 경력엔 많은 축구가 남아 있다”며 “내 경력을 끝내고 싶지 않았다. 다른 리그와 다른 문화, 다른 경쟁을 경험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그것이 결정의 큰 부분”이라고 밝혔다.
파트너를 잃었지만 둘은 각자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28경기서 15골 9도움으로 펄펄 날고 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와 왼쪽 윙어를 오가면서 다재다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케인은 올 시즌 38경기서 39골 12도움을 기록 중이다. 새로운 무대로 옮겼지만 적응할 시간은 필요하지 않았다. 이적하자마자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재 케인은 분데스리가 득점 선두를 달리면서 펄펄 날고 있다. 그러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의 올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은 무산됐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가 우승 가능성이 남아 있는 유일한 대회다.
손흥민은 “현재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30골을 넘겼다”며 “그가 더 많은 골을 넣었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케인이 떠나면서 손흥민이 한 단계 성장했다는 의견도 있다. 페드로 포로는 “케인의 이탈은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는 토트넘의 심장이자 영혼의 일부였기 때문”이라며 “케인과 함께한 시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에 함께하는 것을 더 즐겼으면 좋았을 것이다. 케인은 어디에서나 골을 넣는 데에 익숙한 특별한 스트라이커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적응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의심할 여지 없이 세계 최고 중 한 명”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토트넘에선 케인의 부재를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다. 지금은 더 권위있는 목소리가 나올지 모른다”며 “예를 들어 손흥민이 주장이 됐다. 케인이 떠난 뒤 손흥민은 한 발 더 나아갔고 책임감을 갖게 됐다. 라커룸 안팎에서 그것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대개 손흥민을 과소평가한다. 항상 뒤에 서 있어서 그랬을지 모른다. 하지만 손흥민은 완벽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손흥민이 메우고 있는 케인의 공백은 포지션뿐만이 아니다. 케인은 토트넘에서 주장 위고 요리스 뒤를 받친 부주장을 맡았다. 이번 시즌 요리스 골키퍼가 전력 외로 밀려 나고 케인이 이적하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채웠다.
풋볼런던 소속 토트넘 담당 기자 알리스데어 골드는 “손흥민이 주장이 되기 위해 한 발 더 나갔다는 사실이 매우 마음에 든다”며 “손흥민이 한국의 주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분명히 그의 어깨에 많은 무게가 가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가 매일 클럽 주장으로서 얼마나 훌륭한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헌신을 하는지에 놀랐다”고 말했다.
팀 동료 데스티니 우도지도 “손흥민은 뛰어난 리더이자 축구선수다. 팀을 우선시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토트넘 축구를 믿고 헌신하는 손흥민의 활약이 기쁘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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